국제 정치·사회

전방위로 번지는 보잉 게이트...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친정 보잉 부당지원 의혹 감찰

시민단체 “국방부에 보잉 F-15 구매압력 넣고 경쟁사 폄하 의혹”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대행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서 발언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대행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서 발언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말 경질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을 대신해 미국 국방부를 이끄는 패트릭 섀너핸 장관대행이 ‘친정’ 보잉을 부당지원했다는 의혹으로 감찰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로 촉발된 ‘보잉 게이트’가 국방부와 기업 간 유착 의혹으로 옮겨붙은 가운데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 교통부 등은 전방위 조사에 착수했다.

미 국방부 감찰관실은 비영리 공익단체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의 진정서를 접수하고 섀너핸 대행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CREW는 지난 13일 국방부 감찰관실에 보낸 진정서에서 섀너핸 대행이 보잉의 전투기 ‘F-15’를 구매하도록 국방부에 압력을 넣었는지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또 그가 보잉의 경쟁사인 록히드마틴의 전투기 F-35를 혹평하고 록히드마틴이 F-35를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도 모른다고 평가절하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의혹은 ‘30년 보잉맨’으로 알려진 섀너핸 대행이 국방부 2인자인 부장관으로 일하면서 친정 보잉을 지원사격했다는 뜻이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미군 납품사인 보잉에 1986년 입사해 30여년을 근무한 이력 때문에 국방부 부장관직을 수행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섀너핸 대행은 지난주 상원에 출석해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를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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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안전당국이 ‘737맥스 8’ 추락 사고 이후 보잉기의 안전성 논란을 잠재우려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이번 감찰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보잉과 국방부 간 유착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이번 사태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윤리 문제로 확대시키려 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이자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자신이 이번 조사를 주도했다면서 “공무원은 방위 하청업체가 아닌 국민들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잉 게이트’ 사태에도 보잉맨인 섀너핸 대행을 장관직에 앉힐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한편 보잉 737맥스 8의 안전승인 문제와 관련해 미국 법무부와 FBI·교통부 등은 이날 전방위적 조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보잉에 안전과 증명서 발급 절차, 조종사 훈련설명서, 새 기종의 마케팅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 미 상원도 오는 27일 청문회를 열고 연방정부의 항공 업계 관리·감독 문제를 따질 예정이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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