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반값 유혹' 수입차 리스 사기...피해자 속출

유사업체와 캐피탈사 영업직원간 리베이트 공모 의심

확인된 피해자만 300명 달하고 피해액 연간 60억 추산

캐피탈사 "모르는 일"...피해자 檢고소·금감원 조정신청

22일 오후 서울 중구의 스테이트타워 남산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본사 앞에 리스료 피해자들이 내건 플래카드./백주연기자22일 오후 서울 중구의 스테이트타워 남산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본사 앞에 리스료 피해자들이 내건 플래카드./백주연기자



“저희는 부자가 아닙니다. 단지 리스료가 싸다고 해서 계약했을 뿐입니다. 사기에 휘말려 생계에 위협을 받는 상황에 ‘무대응이 원칙’이라고 주장하는 캐피털사는 반성해야 합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스테이트타워 남산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본사 앞에 자동차 리스를 계약했다가 피해를 입은 소비자 20여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한 참석자는 “영업직원이 리베이트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데 회사와는 상관없다며 책임지지 않으려는 캐피털사의 행태에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MW파이낸셜서비스를 비롯해 신한(005450)카드·현대캐피탈·메리츠캐피탈·JB우리캐피탈·도이치파이낸셜 등 국내 캐피털사 6곳이 대규모 자동차 리스 사기에 휘말렸다. 확인된 피해자만도 지금까지 300명에 달하고 피해액수는 연간 60억원으로 추산된다.


자동차 리스 이용자 강모씨 등은 BMW파이낸셜서비스·JB우리캐피탈사 영업직원 및 비인가 리스 업체 ‘로지오토리스’ 대표 A씨 등을 특가법상 사기 및 알선수재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현재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사건이 배당돼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검찰은 영장청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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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에 따르면 A씨는 유사차량리스 업체 로지오토리스를 설립하고 네이버밴드·카카오톡 등에 ‘외제차를 저렴하게 리스한다’고 광고했다. 로지오토리스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리스 업체는 아니다. A씨는 보증금 2,000만~2,500만원을 납입하면 계약기간 종료 후 1년당 5%를 공제하고 나머지 보증금을 반환하는 계약조건을 내걸었다. 리스료도 일반 캐피털사의 절반인 월 60만~70만원이 제시됐다. 계약 당시 A씨 등은 신용조회 목적이라며 피해자들과 메리츠·BMW파이낸셜·신한카드 등 캐피털사 간 계약서 날인도 받아갔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스테이트타워 남산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본사 앞에서 리스료 피해자들이 캐피털사의 책임과 조치를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백주연기자22일 오후 서울 중구 스테이트타워 남산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본사 앞에서 리스료 피해자들이 캐피털사의 책임과 조치를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백주연기자


계약 체결 후 A씨 등은 피해자들에게 “월 리스료를 로지오토리스에 납부하는 게 아니라 계약한 캐피털사에 130만~170만원 자동이체하면 자동이체일 전날 차액을 보조금 명목으로 돌려주겠다”고 말을 바꿨다. 처음에는 보조금이 지급됐다. 하지만 지난해 5월부터 갑자기 보조금이 입금되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캐피털사로부터 리스료 독촉 및 연체 통지에 시달려야만 했다.

뒤늦게 사기임을 인식한 피해자들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A씨는 JB우리캐피탈·BMW파이낸셜 등 캐피털사 영업직원들과 리베이트를 주고받으며 공동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들은 각 캐피털사 본사를 찾아가 영업직원의 행태를 알고도 묵인한 것과 꼼꼼히 서류를 확인하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했다. 그러나 캐피털사들은 “로지오토리스라는 회사를 알지도 못한다”며 “보증금을 받은 적도 없고 자동차는 캐피털사 소유이므로 중도 해지하려면 위약금을 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A씨와 영업직원들을 검찰에 고소한 건과 별개로 캐피털사 6곳에 대해서도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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