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한국당, 유승민에 견제구?...대구 동구을 당협위원장에 김규환 초선의원 선임

초선 비례대표 vs 4선의원 구도

"내년 총선 겨냥 심리전략" 시각

지난 19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시장에서 4·3 보선 창원성산 지역의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 지지 인사를 마친 유승민 의원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19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시장에서 4·3 보선 창원성산 지역의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 지지 인사를 마친 유승민 의원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초선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대구 동구을’ 당협위원장으로 선임한 것을 두고 현 지역구 의원인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를 향한 ‘견제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대구 동구을 당협위원장인 김규환 의원은 오는 27일 대구 동구 방촌동에 마련한 지역사무소에서 개소식을 연다. 김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대구를 찾아) 여러 곳을 돌면서 ‘공장이 없다’ ‘공장 좀 살리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 구축과 같은 지역 경제 살리기로 민심에 접근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 전 대표와의 향후 경쟁 구도에 대해서는 “(유 전 대표는) 대통령 후보감이자 큰 정치하실 분으로 (저와) 비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이 부인하고 있으나 정치계 안팎에서는 한국당의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 한 수’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초선 비례 대 4선이라는 ‘다윗 대 골리앗’의 가상 구도를 만드는 고도의 심리 전략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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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을은 유 전 대표가 지난 2005년 보궐선거에서 처음 당선된 후 14년간 지켜낸 지역구다. 게다가 내년 총선까지는 1년 정도 남았다. 경선에 이은 공천 등 과정상 김 의원을 후보로 단정할 수는 없으나 대구 동구을 지역 주민 눈에는 ‘미리 보는 선거 구도’로 읽힐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협위원장 목표가 선거의 승리라는 점에서 김 의원은 우선 당원·민심 수습에 주력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는 19대 총선에서 당시 후보자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대항마로 손수조씨를 내세웠던 효과를 일찌감치 노린 전략적 한 수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과 유 전 대표가 정치 이력에서 닮은 듯 다른 것 또한 주목할 부분으로 꼽힌다. 실제로 두 사람은 국회의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것은 공히 비례대표를 통해서이지만 살아온 길은 180도 다르다. 유수호 전 의원의 2남 1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 유 전 대표는 1976년 대입 예비고사 전국 3등을 할 정도의 수재였다. 유 전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1983년 미국 위스콘신대로 유학을 떠나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해서는 12년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재직했다. 반면 김 의원의 정규 학력은 초등학교 중퇴가 전부다. 어머니 병환으로 가난에 시달린 탓에 초등학교를 중도에 포기하고 대구 방촌동 냄비공장에서 일했다. 그 이후 대우중공업에서 청소부 겸 사환으로 시작, 기능사원 보조공, 기능공, 직장(생산직 내 중간관리직 직급)을 거쳐 1992년 국가품질명장에 올랐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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