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고향 땅을 밟지 못한 한인들이 로스앤젤레스(LA) 거리를 걸으며 향수를 달랬던 동네 행사가 이제 30만 명이 모이는 대규모 축제가 됐습니다. 한국의 여러 지방자치단체들도 직접 참가해 문화와 음식을 알리고 수출까지 확대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오는 9월에 열리는 ‘LA 한인축제’에 국내 6개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는 장으로 꾸며져 재미동포는 고향의 정취를 느끼고 지자체는 수출 판로를 개척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조갑제 LA한인축제재단 회장은 24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올해 LA 한인축제에 경북 등 6개 광역 지자체와 8개 기초지자체가 함께 해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74년 첫 선을 보인 LA한인축제는 매년 추석 때마다 열리며 미국 최대의 한인 축제로 꼽힌다.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만 나흘간 30만 여명에 이른다. 올해는 9월 26일부터 나흘간 LA 서울국제공원에서 개최된다. LA에 거주하는 재미동포가 100만 명에 달하는 것에 비춰볼때 10명 중 3명은 축제에 참여하는 셈이다. 아이돌 그룹 2PM의 멤버 닉쿤이 구경 왔다가 JYP 직원의 눈에 들어 캐스팅됐을 정도로 한인 사회에서는 유명 축제로 손꼽힌다. 조 회장은 “한인 사회가 조그마했을 때 고향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분들이 퍼레이드를 한 게 축제의 시작”이라며 “이후에 음식도 팔고 하면서 규모가 커져 3박 4일의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LA한인축제재단은 축제의 세부 행사로 열리는 ‘농수산 엑스포’를 올해 가장 큰 규모로 개최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2006년에 축제만 하지 말고 고향의 농수산물을 유치해보자는 생각으로 제1회 농수산 엑스포를 시작했다”며 “한국 기업들이 의외로 관심을 많이 갖고 수출 기회로 생각해 매년 규모가 확대돼 올해는 120여곳에 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농수산 엑스포에 참가하는 광역 지자체는 부산·광주·경북·경남·강원·전남이며 기초 지자체는 여수·제천·보은·군산·서천·완도·통영·공주다.
LA한인축제재단은 축제로 발생하는 경제효과를 5억 달러(약 5,67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조 회장과 LA한인축제재단 이사들은 오는 30일까지 전국의 지자체장을 만나 축제의 의미를 설명하고 농수산 엑스포 참가를 독려할 예정이다.
농수산엑스포 외에도 연예인 공연·퍼레이드 등 각종 행사도 선보인다. 조 회장은 “나이가 많으신 분들을 위해 연예인 공연도 준비했고 올해 MC는 허참씨가 맡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악화하는 한일관계 속에서 독도의 영유권이 한국에 속해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플래시몹 단체인 ‘고고독도’를 섭외하기도 했다.
‘매년 추석 고향에 가지 못한 사람들의 향수를 달랜다’는 의미를 잊지 않기 위해 올해도 LA 올림픽가에서 퍼레이드가 열린다. 퍼레이드 주관사는 미주한국일보다. 조 회장은 “축제에서 잊고 살았던 친구들을 만나 회포를 푸는 한인들이 많다”며 “오죽하면 동부에서도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직접 LA를 찾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인이나 태국인, 필리핀 사람까지 찾는 것을 보면 이제 LA한인축제는 단순한 한인축제가 아닌 국제 행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