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로스 악연을 끊어라.’
남미 강호 콜롬비아와 평가전에 나서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떨어진 특명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6일 오후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 콜롬비아(한국은 38위)를 상대한다. 지난 2017년 10월 이후 약 17개월 만의 재대결이다.
콜롬비아에는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와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 등 쟁쟁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게 이들 못잖게 부담스러운 경계대상은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이다.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달 콜롬비아 대표팀 사령탑을 맡기 전까지 2011년부터 줄곧 이란 대표팀을 지휘했던 주인공이다. 케이로스 재임 동안 우리 대표팀은 이란과 5차례 대결해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무4패에 그쳤다. 5경기 동안 ‘득점 0’의 수모까지 겪었다. 2013년 6월 울산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예선 경기에서는 이란이 1대0으로 승리한 뒤 케이로스 감독이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 감자’를 날리며 도발하기도 했다.
같은 포르투갈 출신 벤투 감독이 케이로스와의 지략 대결에서 ‘징크스’를 끊을 것인지 주목된다. 2019 아시안컵에서 충격의 8강 탈락을 경험한 벤투호는 2022 카타르월드컵을 향한 분위기 전환이라는 측면에서도 콜롬비아전 승리가 절실하다.
벤투호는 지난 22일 아시안컵 이후 첫걸음인 볼리비아전에서 1대0 승리를 거뒀지만 더 강력한 팀을 상대로 월드컵 예선 대비 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 골 결정력도 여전히 과제다. 벤투 감독은 볼리비아전에서 손흥민(토트넘)을 투톱으로 활용하고 기성용이 빠진 미드필드 진을 점검하는 등의 변화 시도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이승우(베로나)를 후반 17분 투입하며 세대교체 실험도 일부 진행했다.
우리 대표팀은 콜롬비아와의 역대 전적에서 3승2무1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손흥민은 직전 대결인 지난 2017년 10월 수원 경기에서 2골을 넣어 2대1 승리를 이끈 기억을 되살려 최근의 A매치 득점 침묵에서 벗어난다는 각오다. 대표팀에 처음 소집된 이강인(발렌시아)과 백승호(지로나)가 A매치 데뷔전을 치를 것인지도 관심사다. 케이로스의 콜롬비아는 지난 22일 일본 원정 평가전에서 팔카오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