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지도상에서 사라진 IS

SDF, 최후 점령지 탈환했지만

무장세력 2만여명 '은신' 추정

'격퇴 공신' 쿠르드 자치보장 등

美, 향후 풀어야 할 과제 산적




미국이 지원하는 시리아민주군(SDF)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마지막 점령지인 시리아 ‘바구즈’를 탈환하면서 IS가 지도상에서 사라지게 됐다. 지난 2014년 6월 이슬람 신정일치 국가인 칼리프국 건설을 선언하고 국제 테러조직의 대명사가 된 지 4년9개월 만이다. 다만 영토는 사라졌어도 그 뿌리가 온전히 제거되지 않은 만큼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일으키며 다시금 세를 떨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S 격퇴에 공조한 쿠르드 세력의 자치권 보장 방안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23일(현지시간)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성명을 통해 “IS를 격퇴하려는 국제공조로 미국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모든 IS 점령 지역을 해방시켰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취임 초인) 2년 전만 해도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광범위한 영토를 점령하고 있었지만 이후 우리는 영토를 되찾고 IS 칼리프로부터 수백만명의 시리아인과 이라크인을 해방시켰다”고 강조했다. 영국과 프랑스 정상도 IS 영토 완전탈환에 환영을 표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성명에서 “역사적인 이정표”라고 평가했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IS의 격퇴는 프랑스에 대한 잠재적인 테러가 제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IS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여파로 알카에다에서 파생했다. 이후 2011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에 대한 반란에 참여한 IS는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영국 영토와 비슷한 규모를 점령하고 칼리프국 건설을 선포했다. 유전지대를 확보한 IS는 석유로 자금력을 확보해 조직을 키워나갔으며, 강탈과 납치 등의 범죄를 서슴지 않으며 해외에서 크고 작은 테러를 일으키며 국제사회를 위협했다.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의 주도하에 소탕 작전이 전개되면서 IS는 2016년부터 퇴락을 거듭하다 마침내 지도상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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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IS 점령지 소멸이 IS의 완전한 궤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는 IS 무장세력 1만5,000~2만명가량이 은신 중이며 언제든 재건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바구즈에서 패배가 임박했음에도 IS 대변인은 음성녹음을 통해 “칼리프는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IS가 어디서 활동하든 완전히 격퇴될 때까지 경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해 IS와의 싸움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게다가 ‘IS 격퇴 공신’인 쿠르드 세력에 대한 자치권 문제도 앞으로 풀어야 할 난제다. 쿠르드 세력은 미군이 철수한 후 시리아 정부의 통제 아래 들어가되 자치권을 보장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전망은 어둡다. 미국은 시리아 쿠르드 보호책으로 터키·시리아 국경에 안전지대를 설치하고 미군과 유럽 동맹국으로 구성된 다국적 감시군을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진척은 없다. 현재 쿠르드 민병대 주축으로 구성된 SDF 측은 IS 소멸 직후 시리아 정부 측에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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