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상장을 앞둔 세계 1위 차량호출업체 우버가 중동 최대 라이벌 업체인 ‘카림’을 31억 달러(약 3조5,206억원)에 인수 추진한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우버가 오는 25∼26일께 현금 14억 달러와 전환사채 17억 달러 규모에 카림을 인수할 예정으로, 이달 26일 인수 소식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림의 주요 주주인 사우디 억만장자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의 투자회사와 일본 전자상거래 회사 라쿠텐 등은 25일 저녁까지 거래 조건에 동의해줄 것을 요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의 이번 카림 인수는 상장을 앞두고 ‘몸값 올리기’, 해외 경쟁기업 인수를 통한 국내시장 집중 두 가지를 동시에 노리는 것을 분석된다.
내달로 예정된 기업공개(IPO)를 통해 우버는 기업가치가 1,200억 달러(약 136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뉴욕 증시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상장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중동의 우버’로 불리는 카림을 더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카림은 현재 15개국 90여 개 도시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100만명이 넘는 운전사들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기준 카림의 기업가치는 약 10억 달러로, 중동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술 스타트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미국의 우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본사를 둔 카림은 중동·북아프리카·남아시아 등에서 승객 운송, 음식 배달을 두고 경쟁해왔다.
또 해외 최대 라이벌 인수를 통해 좀 더 미국시장에서의 경쟁에 집중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우버에 이어 미국 차량호출업계 2위 업체인 리프트는 이달 초인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억 달러(1,124억 원) 규모의 주식공모를 위한 서류를 제출하며 우버보다 빨리 IPO에 돌입한 바 있다.
지난 2007년 ‘짐라이드’라는 대학 내 카풀 서비스로 출발한 리프트는 10여 년 만에 미국 내에서 39%의 점유율을 가진 거대 차량호출업체로 성장했다. 특히 최근 3년 사이에 점유율을 22%에서 17%포인트나 끌어올렸다. 리프트는 작년 말 현재 110만 명의 기사와 1억8,600만 명의 탑승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리프트는 IPO를 앞두고 공격적 요금 인하 등 출혈 경쟁을 벌인 탓에 최근 실적은 매우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프트는 지난해 22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역대 최대 규모인 9억1,13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업계에서는 리프트의 기업가치를 우버에 크게 못미치는 3분의 1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