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선출을 위한 대의원 총회를 앞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새 지도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리더십 위기에 직면했다. 이사장 선거를 직선제로 전환하는 정관변경이 총회에서 함께 논의되는데 해당 안건이 이번 선거에는 적용되지 않아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유총은 26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건물에서 대의원 총회를 열고 차기 이사장을 선출한다. 현재 김동렬 수석 부이사장이 단독으로 입후보한 상황이라 위원장 선거에서 무혈입성이 유력하다. 김 후보자는 이덕선 현 이사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일 때 부위원장으로 활동해온 ‘강성’으로 분류된다. 이번 선거는 지난 개학 연기 투쟁 실패로 리더십을 상실한 이 이사장이 지난 11일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진행돼왔다.
한유총은 이번 대의원 총회에서 이사장 선거 방식을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꾸는 정관변경도 함께 논의한다. 하지만 이 안건이 이번 선거에는 적용되지 않아 논란을 키웠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직선제로 변경해 이번 이사장 선거를 치르면 강성인 김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낮아 현 지도부가 편법을 쓰는 것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된다. 실제 현재 한유총 내 분위기는 개학 연기 투쟁 실패 이후 20일 박진원 인천지회장이 사퇴하는 등 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유총 소속의 한 원장은 “정관을 바꾼 다음에 이사장을 선출하거나 임시 비대위 체제를 꾸리든 해야지 왜 간선제로 이사장을 또 뽑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이덕선 이사장의 ‘바지사장’으로 김동렬 후보를 앉히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한 유치원 원장은 “원래 3월이 한유총 소속 유치원들이 정기 회비를 내는 달인데 그 누구도 입금하지 않을 정도로 리더십이 무너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사장 선출과 관련한 한유총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이덕선 이사장이 같은 방식으로 단독 입후보를 통해 선출됐을 때도 서울시교육청은 임의 정관을 통해 선출됐기 때문에 이 이사장의 대표성에 효력이 없다며 시정조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