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지자체, 저출산 현금지원에만 7,077억

'일회성 현금지급 효과 없다'

지적에도 전체 지원의 80%

올해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출산을 늘리겠다며 출산지원금, 결혼장려금 등 각종 현금지원 사업에 7,044억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출산 명목으로 시행하는 사업 총예산 9,000억원의 80%에 달한다. 저출산 정책으로 일회성 현금 지급은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26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행정안전부가 올해 243개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저출산 대응 분야 중점·신규 사업을 조사한 결과 총 사업 수는 842개, 예산은 8,9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올해 신설된 사업이 185개로 1년 만에 28%가 늘었다. 예산은 지난해 6,010억원에서 무려 50%(2,982억5,000만원)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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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절반 이상(51.5%)인 434개가 출산장려금, 양육지원금, 결혼장려금, 임신지원금 등 단순 현금을 더 쥐어주는 사업이었다. 예산액으로는 7,044억2,000만원으로 전체의 78.3%에 달했다. 대부분 지자체장들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공약으로 내걸면서 도입된 사업들이 많다. 지급 요건도 소득이나 아이 수에 상관 없이 무조건 보편 지급하는 사업이 94.7%로 대부분이었다. 이 경우 지급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한 지자체 담당자는 “대외적인 지원 범위와 사용처는 표시하고 있다”면서도 “실제 이용 내역을 확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보육서비스, 건강관리 지원 등 서비스 지원 사업은 196개(23.3%)로 예산은 1,399억원(15.6%)에 불과했다. 지자체의 ‘현금 복지’ 과열은 정책 수요자의 바람과도 상충한다. 지난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저출산 정책의 최우선순위로는 일·생활의 균형(23.9%), 주거 여건 개선(20.1%)이 꼽혔고 ‘출산 지원(13.8%)’은 네 번째에 그쳤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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