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로터리] e커머스 적자론에 대한 단상

유한익 티몬 이사회 의장




지난 10여년간 한국의 e커머스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어느덧 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몇 년간 급성장해온 e커머스 산업이지만 우려의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쏟아부으며 긍정적 미래를 논하는 시선이 있는 반면 또 다른 한쪽에는 지속되는 적자와 과열경쟁으로 끝나지 않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부정적 시선도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10년 동안 시장과 고객의 변화 속에 생겨난 새로운 성장 기회에 집중해 고객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꾸준히 론칭하고 고도화한 사업자들은 지금까지 매년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반면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다각도로 검토만 하면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사업자들은 뒤늦은 출발로 오히려 이러한 성장세를 빠르게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지난 2년여간은 모바일 커머스가 급성장하면서 일부 쇼핑 형태에서 e커머스를 사용하던 과거와 달리 고객의 다양한 쇼핑 형태 전반에 걸쳐 모바일 커머스로 전이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향후 2~3년이야말로 모바일 커머스가 진정한 유통 채널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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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쇼핑 형태에서 중요한 요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본질적인 서비스 고도화에 대한 투자는 당분간 좀 더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투자가 다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이를 위한 핵심 경쟁력과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과거처럼 외형 성장이나 규모의 확대만을 위해 단기적으로 비용을 투자하거나 이미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데도 과도한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옵션을 비교해 투입 대비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따져보고 냉정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정리해보면 현시점에서 e커머스 회사들의 성과를 단지 지금 이 순간의 매출과 영업이익 등의 숫자만을 가지고 과도한 적자냐 아니냐를 성급히 평가하는 것은 아직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실적과 함께 중장기적 성장에서 모바일 트래픽처럼 꼭 필요한 핵심 경쟁력이나 고객의 모바일 쇼핑 형태를 만족시킬 수 있는 미래 성장동력의 강화 여부도 함께 평가돼야 할 것이다. 또 해당 전략을 실행하는 과정에서의 투자 규모 대비 잠재성장력이나 운영 효율성 및 해당 방식의 중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과거의 추세와 향후 예측의 정당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전반적으로 좀 더 깊이 있게 해당 사업의 내실과 미래 성장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평가하는 게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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