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6일 “사람중심 경제라는 정책기조를 문재인 정부 5년 임기 동안 일관되게 가져가더라도 경제환경의 변화에 맞게 유연한 조정 역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연속토론회-공정경제와 소득주도성장의 선순환을 위하여’에 참석해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3가지 기조는 흔들림 없이 갈 것이라 생각하고 가야 한다”면서도 “지금의 경제현실에서 유연한 조정 또한 충실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경제정책방향으로 경제활력 제고를 강조했을 때 기존 경제정책 기조의 변화나 후퇴가 아니라 이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강조라고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경제, 산업계의 앞날이 밝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중국의 태도 변화에 따라 오늘 우리가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정책이 내일이 되면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는 불확실성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 상품 경쟁력이 아직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이나 아세안 국가들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우리를 압박하고 일부 기술은 우리를 추월한 상황까지 왔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5년 후, 10년 후 우리가 뭘 먹고 살 것인가 답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경쟁당국의 역할에 대해 김 위원장은 “평평한 운동장을 만듦으로써 혁신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구나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 혁진제품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해야 할 일이라는 이야기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흔히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세 바퀴로 표현돼 왔다. 그러나 이날 김 위원장은 다소 변형된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처음에는 세 가지 축으로 그렸지만 최근에 그림에 변화를 줬다”며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두 가지 톱니바퀴가 있고 그 바퀴가 잘 굴러갈 수 있게 만드는 도로, 즉 제도와 인프라가 공정경제”라고 말했다. 경제정책의 틀이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세 바퀴에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의 두 바퀴+공정경제라는 인프라로 변형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도 참석해 김 위원장의 강연을 경청했다. 김 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추가경정예산 등에 대한 질문에 “오늘은 들으러 왔다”며 말을 아꼈다. 행사에는 김현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도 참석해 강연, 토론을 경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