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거래제 참여기업들은 정부에 허용배출량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최근 환경부에서 발간한 제1차 계획기간 배출권거래제 운영 보고서에 따르면 267개 응답업체의 77%가 제도에 불만족한다고 답변했으며 그 이유로 정책의 불확실성(60%)과 할당의 형평성 부족(51%)을 가장 많이 꼽았다.
형평성에서 잡음이 일고 있는 대표적인 예가 에너지 분야의 할당량 문제다. 정부는 1차 계획기간(2015~2017년)에서 2차 계획기간(2018~2020년)으로 넘어가면서 같은 부문 내 업종은 같은 감축률을 적용하기로 했지만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
산업 부문 내의 ‘산업단지(집단에너지)’ 업종은 2차 계획기간에서 17.1%의 탄소감축률을 지시받은 반면 같은 부문의 ‘산업 부문 일반’ 업종은 6.1%만 감축하면 된다. 산업단지 업종은 국가산업단지 내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업체다. 산업 부문 일반은 한 기업체가 자체 사업장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설비를 갖추는 형태가 주를 이룬다.
산업단지 업종은 “불공평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업종 내 한 기업 관계자는 “업종 특성상 다를 게 전혀 없는데, 불합리한 할당이라고 생각한다”며 “환경부에 이의신청을 했지만 진전이 없어 행정심판 신청서를 접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환 부문에서도 ‘발전에너지’ 업종은 25.9%를 줄여야 하지만 지역난방공사 등 ‘집단에너지(지역난방사업자)’ 업종은 6.1%의 감축률이 나왔다. 산업계 관계자는 “형평성에 대한 불만도 배출권거래제 안정성을 해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조속히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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