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개월에 걸친 로버트 뮬러 특검 조사가 끝나자 자신의 핵심정책을 밀어붙이며 재선 가도를 대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오후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화당은 곧 건강보험(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알려질 것”이라며 “지켜보라”라고 말했다. 그는 의회로 출발하기 전 트위터에 “공화당은 건강보험의 정당이 될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특검 수사 면죄부로 정국 주도권 장악의 열세를 벗어난 상황에서 2020년 대선에서도 핵심 이슈로 부상할 건강보험 문제를 공화당이 선도하는 이슈로 선점하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전국민건강보험법(ACA) 폐지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전날 법무부는 오바마케어가 전부 폐지돼야 한다는 의견서를 항소심 법원에 제출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특검보고서를 검토한 뒤 러시아와의 공모는 없었고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발표하고 난 뒤 하루 만에 오바마케어 폐지 의견서가 제출된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표적 치적으로 꼽히는 오바마케어의 폐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숙원사업이다. 미 텍사스주 포트워스 연방지방법원이 지난해 12월 오바마케어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린 뒤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핵심 정책인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전용도 밀어붙이고 나섰다. 미 국방부는 25일 멕시코와 접한 유마-엘파소 구간에 길이 57마일(91.7㎞), 높이 18피트(5.4m)로 장벽을 세우는 사업에 10억 달러의 예산전용을 승인했다.
앞서 국경장벽 건설 예산 확보에 의회의 협조를 얻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이를 무력화하려는 의회의 결의안에 대해서도 재임중 첫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민주당이 다수인 미 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한 결의안의 재의결을 시도했지만, 표결 결과 찬성 248표, 반대 181표로 재의결 정족수인 3분의 2를 넘지 못해 거부권 뒤집기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