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한계상황 내몰리는 중국 경제...공업기업 이익 14% 급감

1~2월 공업이익 8년여 만에 최저

연초 이후 지표 줄줄이 하락에

올 성장률 6% 사수 갈수록 불투명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둔화로 중국 경제가 점차 한계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잇따라 공개된 1~2월 지표들이 모두 경제상황이 작년보다 훨씬 더 좋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1~2월 지표는 올해 들어서 처음 나온 지표다. 중국정부가 올해 바오류(保六·6% 이상 성장)를 사수하려고 하는 가운에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첫 달부터 상황은 극히 나쁘다. 앞서 공개된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수출이 모두 바닥을 긴 가운데 27일 나온 공업기업 이익도 급락한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국 공업기업 이익은 총 7,080억 위안(약 119조6,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4.0% 감소했다. 직전 발표된 작년 12월 공업기업 이익 증가율은 마이너스(-)1.9%였는데 올들어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된 셈이다. 월간 공업기업 이익은 작년 11월 1.8% 감소해 근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바 있다. 이번 수치는 관련 통계가 정비된 2011년 10월 이후 8년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 정부는 양력을 기준으로 시기가 유동적인 춘제(중국의 설) 기간의 영향을 고려해 다른 달과는 달리 1∼2월에만 두 달의 주요 지표를 묶어 한꺼번에 발표한다. ‘공업기업’ 이익 증가율은 주요 공업 분야 기업들의 수익성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다. 중국은 연 매출 2,000만 위안(약 33억원)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매달 이 지표를 산출해 발표한다. 국가통계국은 이날 “올해 1~2월은 춘제 연휴의 영향으로 기업의 생산과 운영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단에도 역시 춘제가 있었다는 점에서 면피성 해명이라고 지적을 받았다.

중국의 공업기업 이익 증가율 악화는 미중 무역 전쟁의 충격파 속에서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제조업의 수익성 악화 추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2월 공업이익을 보면 세부적으로 자동차제조업의 수익이 전년동기대비 42.0% 급락했고 스마트폰이 포함된 컴퓨터·통신·전기설비제조업이 21.6% 감소했다. 자동차와 스마트폰이 팔리지 않으면서 관련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외에 석유·석탄 등 연료가공업이 70.4, 제지업 27.7%, 화학제품제조 27.2%, 방직업 11.3% 등 거의 전분야에서 수익이 하락했다.


미중 무역 전쟁과 급속한 경기둔화의 여파로 최근 발표된 중국의 각종 경기 지표는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즉 올들어 1∼2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5.3%로 2009년 1~2월 이후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중국의 소비 활력을 보여주는 월간 소매판매 증가율은 작년 11월 15년 만에 최저치인 8.1%를 기록한 후 1~2월에도 8.2% 증가에 그치며 뚜렷한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2월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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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생산이 줄고 민간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중국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자리 부문 악화도 가시화하고 있다. 2월 기준 중국의 전국 도시 실업률은 5.3%로, 직전 통계가 나온 지난해 12월의 4.9%보다 0.4%포인트 급등해 2017년 2월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지표들이 줄줄이 하향곡선을 그으면서 중국 정부도 다급해졌다. 지난해 6.6 성장하면서 1990년 이후 28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는데 올해 목표는 ‘6~6.5% 구간’을 제시했다. 사실상 6%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지키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를 독려하는 가운데 1~2월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앞서 결정한 연간 2조위안 규모의 감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감세규모는 작년에 비해 두배다. 오는 4월부터는 제조업 등의 증치세(부가가치세)를 인하하고 5월부터는 기업의 사회보장비를 인하하기로 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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