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핀테크 성공위해 신뢰부터 얻어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머튼(Robert Merton) MIT 석좌교수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금융혁신, 핀테크와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조찬 강연을 하고 있다./오승현기자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머튼(Robert Merton) MIT 석좌교수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금융혁신, 핀테크와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조찬 강연을 하고 있다./오승현기자



“핀테크가 도약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신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합니다.”

로버트 머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석좌교수는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조찬 강연에서 핀테크 등 혁신 금융산업 성공을 위해선 신뢰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머튼 교수는 파생상품 가치 평가에 대한 새로운 방법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머튼 교수가 신뢰를 강조한 이유는 투자자문 등 복잡한 금융서비스의 경우 고객이 시스템 운영 원리를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근본적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머튼 교수는 “‘본질적 불투명성’이 있는 분야는 충분한 검증과 고객의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며 “이 신뢰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 누가 신뢰를 제공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미래의 금융 산업에선 신뢰의 중요성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구글 인공지능(AI) 스피커에 어디에 투자를 하면 좋을지 물었는데 ‘비트코인에 전부 투자하세요’라는 답이 나온다면 누가 따르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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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튼 교수는 신뢰 수준을 높이기 위해선 규제 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머튼 교수는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의약품 시판 허가 과정은 일반인이 알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지만, 그들이 승인했으니 괜찮을 것이라는 신뢰가 바탕이 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며 “금융 규제 당국도 신뢰수준을 제대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머튼 교수는 “만약 고객이 금융서비스 제공업체를 믿는다면 고객마다 다른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해도 고객이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업체가 신뢰를 ‘전략적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뢰자산을 어떤 경로로든 획득한다면 핀테크 기술 때문에 조언을 하는 금융서비스 제공자가 도태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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