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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택, 로체 남벽 다시 탄다

전인미답의 히말라야 로체 남벽

다국적 원정대로 6번째 도전

5월 등정 목표로 29일 출국

"전원 무사히 정상 찍는게 목표

도전하는 모든 이에 희망되길"

홍성택 대장이 지난 2017년 원정에서 깎아지른 듯한 히말라야 로체 남벽을 오르고 있다. /사진제공=홍성택 대장홍성택 대장이 지난 2017년 원정에서 깎아지른 듯한 히말라야 로체 남벽을 오르고 있다. /사진제공=홍성택 대장



불굴의 산악인 홍성택(53) 대장이 인간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은 히말라야 로체 남벽 등반에 다시 한번 도전한다. 홍 대장은 오는 5월 중 등정을 목표로 29일 네팔 카트만두를 향해 출국한다.

로체 남벽은 아직 세계 산악계가 풀지 못한 숙제로 남은 곳이다. 여러 산악인이 히말라야 4위봉인 로체(8,516m)를 등정한 적은 있지만 남벽을 통해 올라간 이는 아무도 없다. 해발 5,200m에 위치한 베이스캠프부터 정상까지 약 3,300m에 달하는 직벽을 올라야 하는 난코스다. 평균 경사 60도 이상의 가파른 벽, 끊임없이 쏟아지는 스노 샤워(가벼운 눈사태), 희박한 산소, 변덕스러운 기상 조건 등의 환경 탓에 가장 오르기 어려운 설벽으로 통해 매번 도전 자체만으로도 세계 산악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왔다.

홍성택 대장    /서울경제DB홍성택 대장 /서울경제DB


홍 대장은 이번이 ‘5전6기’ 도전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공식 탐험가인 홍 대장은 남이 밟지 않은 땅과 남이 하지 않은 방식의 도전을 이어왔다. 남극점과 북극점을 스키와 도보로 도달하는가 하면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베링해협을 도보로 횡단했다. 등반에서는 전인미답의 로체 남벽 등정을 바라보는 그는 1999년을 시작으로 2007·2014·2015·2017년까지 다섯 차례 도전했다.


올해 도전의 특징은 국제 원정대로 꾸렸다는 점이다. 홍 대장이 이끌고 중국·스페인·콜롬비아·코소보 등 다국적의 대원들이 함께한다. 부대장으로 합류한 스페인의 호르헤 에고체아가(53)는 14좌를 무산소로 완등한 유명 산악인이다. 중국의 허징, 코소보의 우타 아브라힘은 떠오르는 여성 산악인이다. 바이오 기업인 디파이타임이 후원을 맡았다. 홍콩에 본사를 두고 미국과 뉴질랜드에서 연구개발(R&D)과 생산을 진행하는 다국적 기업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원정 전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 방영할 계획이며 중국의 영화 촬영팀이 극장용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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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장은 직전 도전이던 2017년 10월 원정에서는 8,300m까지 올라 정상을 불과 200여m 남겼다가 아쉽게 내려와야 했다. 히말라야는 시속 120㎞가 넘는 제트기류를 생성시켰고 원정대는 8,400m 지점 캠프5로 진출하던 중 비처럼 쏟아지는 낙석과 강한 눈사태를 만났다. 홍 대장을 포함한 대원 2명과 셰르파 4명이 낙석에 타박상을 입었고 텐트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엄청난 양의 눈이 텐트를 덮치면서 텐트와 등반 장비가 상당수 유실되는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더 이상 날씨가 호전될 조짐이 보이지 않자 홍 대장은 철수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안전한 등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홍 대장은 정상을 200여m 남겨놓은 곳에 등반 물자를 그대로 둔 채 11월21일 전원 사고 없이 하산을 완료했다.

홍 대장은 출국 전 “완전한 성공이란 모두 다치지 않고 무사히 정상에 갔다가 내려오는 것이다. 안전한 등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결과 못지않은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포기를 모르는 그는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자영업자·취업준비생·취약계층 등의 재도전을 응원하고자 마련한 ‘실패박람회’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홍 대장은 출국 전 통화에서 “로체 남벽 도전이 꿈을 정하고 도전하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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