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100만 민노총’ 덩치 걸맞은 책임의식 보여라

민주노총 조합원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최대 노동조직인 한국노총에 육박하는 수치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결과를 4일 열리는 임시 대의원회의에서 보고하고 제1노총 등극을 선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이 급격하게 몸집을 불린 것은 친노동정책을 밀어붙인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다. 민주노총은 박근혜 정부의 탄핵을 이끌어낸 촛불집회를 조직하고 이끌었다는 명분을 내세워 현 정부 출범 이후 조직을 급속하게 확대했다. 민주노총 가맹·산하조직 가운데 공공운수노조와 서비스연맹·민주일반연맹 등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조직이 불어났다. 전국공무원노조도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위축됐던 조직을 상당 부분 복구했다.


실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인 2016년 말 65만명에 불과했던 민주노총 조합원은 2018년 말 95만명까지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한국노총 조합원도 84만명에서 104만명으로 늘었지만 민주노총 조합원의 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다. 민주노총은 올해 들어서도 세를 급격하게 불리고 있어 한국노총 따라잡기는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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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에서 강성으로 분류되는 민주노총이 급격히 세를 불리면서 재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조합원 100만명, 사실상 제1노총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내세워 각종 노동현안에서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양대노총이 제1노총 자리를 놓고 선명성 경쟁을 벌이면 예상보다 투쟁의 강도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 민주노총은 이미 올해 말까지 분기별로 파업계획을 예고한 상태다.

올 들어 노동계 현안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 등은 노동계의 반발로 국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노동권력이 된 민주노총이 조직의 힘만 믿고 투쟁일변도로 나간다면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현재 글로벌 경기상황이 심상찮다. 민노총도 커진 덩치에 걸맞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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