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이제 곧 비무장지대는 국민의 것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와 같이 비무장지대(DMZ)와 연결된 3개 지역을 4월말부터 단계적으로 국민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3일 정부에 따르면 가칭 ‘DMZ 평화둘레길’인 개방 대상지역은 강원도 고성(동부)과 철원(중부), 경기도 파주(서부) 등이다. 대상지역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감시초소(GP) 철거, 유해 발굴 등 긴장완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고성 지역은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해안 철책을 따라 금강산전망대까지 방문하는 구간으로 조성된다. 철원 지역은 백마고지 전적비에서 시작해 DMZ 남측 철책길을 따라 공동유해발굴현장과 인접한 화살머리고지 비상주 GP까지 방문하는 구간으로 조성된다. 파주 지역은 임진각에서 시작해 도라산 전망대를 경유하여 철거 GP까지 방문하는 구간이다.
‘DMZ평화둘레길’ 체험은 평화와 안보 현주소를 생생하고 특별하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각 노선별로는 특색 있는 자연·역사·문화자원을 토대로 스토리를 발굴하고 전문 해설사를 투입할 예정이다.
DMZ 평화둘레길의 기본 운영방향은 방문객의 안전과 DMZ 생태·환경 보존 등에 중점을 두고 추진한다.
생태·환경 측면에서는 기존에 사용중인 도로, 철책길 등을 그대로 활용하고, 인위적 개발은 최소화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또 외래종 유입, 야생동물 이동 저해 등 생태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조치를 실시하고, 무인조사체계를 구축해 환경적 영향 및 생태계 훼손 여부 등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관광 운영 횟수와 참여인원은 군사작전 여건 보장과 자연환경 및 생태보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DMZ 내 방문객 출입 및 안전조치 등에 대한 국방부와 유엔사간 협의는 조만간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DMZ 평화둘레길 개방은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국방부, 통일부, 환경부 등 5개 부처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파주시, 철원군, 고성군 등 3개 지방자치단체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4월말부터 GOP철책선 이남의 고성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시작하고, 파주 및 철원 지역 둘레길도 방문객 접수를 위한 준비가 마무리 되는대로 개방할 예정이다. 상설운영 시기는 시범운영 결과를 평가한 후 결정할 것이다.
고성지역에 대한 방문신청은 행안부 DMZ통합정보시스템 ‘디엠지기’, 한국관광공사 걷기여행 누리집 ‘두루누비’를 통해 오는 11일부터 온라인으로 접수할 예정이다. 추첨을 통해 참가자가 결정된다.
길 명칭은 DMZ의 지리적 특수성과 평화염원 메시지 등이 함축돼 표현되도록 대국민 명칭 공모를 통해 이달중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참여자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도 증정한다.
정부는 “이번 DMZ 평화둘레길(가칭) 개방은 남북분단 이후 DMZ를 처음으로 개방하는 것으로 국민이 평화를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전쟁의 상흔과 남북분단의 상징이었던 DMZ가 평화적 이용을 통해 한반도 평화·번영의 전진기지를 넘어 세계생태평화의 상징지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DMZ 관광 프로그램은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만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나 9·19 군사합의에 따라 남북이 DMZ 내 GP 11개씩을 시범철수하고도 여전히 북측 150여개, 남측 50여개의 GP에서 중무장한 장병들이 경계를 서고 있어 관광객의 DMZ 진입에 따른 안전 문제가 숙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관광코스는 DMZ 내에 철거된 GP 지역과 또 유해발굴지역으로 선정한 것”이라며 “9·19 군사합의에 의해서 상호 신뢰관계가 완전히 확고하게 된 지역임을 고려하면 북측이 상호 신뢰관계를 깨면서까지 도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 관광객이 들어갈 때는 군에서는 무장병력에 의한 경호대책과 또 관광이 실시되는 동안에 다양한 과학화감시장비를 통해서 북측 지역에 대한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국민들에게 위협이 되는 그런 상황이 조성된다면 관광을 통제할 수 있도록 그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