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50개 선거구에서 열린 56대 시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로리 라이트풋(56)이 74%의 득표율을 기록해 26%를 얻은 토니 프렉윈클(72) 쿡 카운티 의장을 누르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 시카고를 포함해 미국 대도시 선거 역사상 흑인 여성이 시장에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성배우자 에이미 에슐먼과의 사이에 딸(10)을 둔 라이트풋은 미국 첫 성소수자 시장이라는 기록도 쓰게 됐다.
라이트풋은 당선 연설에서 “여러분들이 역사를 만들어냈다”며 “도시 내 부패의 사이클을 끊어내 시카고를 새롭게 탄생시키겠다”고 선언했다.
라이트풋은 전 연방검사 출신으로, 이번 선거를 통해 급부상한 정치 신인이다. 그는 2014년 흑인 소년 총격 사살 사건 당시 경찰위원회 의장으로서 검찰개혁을 강하게 촉구해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그는 람 이매뉴얼(59) 현 시카고 시장이 당시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3선 출마를 포기하자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그는 지난 2월에 치른 통합 경선에서 자격 검증을 거친 14명의 후보 가운데 17.54%의 득표율로 프렉윈클을 제치고 1위로 결선에 올랐다. 당시 주요 외신은 흑인 여성들이 시카고 시장 결선 투표 후보로 오른 것을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정치신인이자 소수자인 그가 미국 대도시 시장으로 선출된 것을 두고 오랫동안 이어진 시카고 내부의 부패와 재정 문제에 대해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뜻이 반영된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5월 20일 취임 예정인 라이트풋은 앞으로 시카고에 만연한 폭력 사태와 연금 부채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