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체육, 관광, 종교 현장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합니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장이 다시 뜨겁게 살아날 수 있도록 ‘부지깽이 노릇’을 해야 합니다.”
박양우(61)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3일 세종시 문체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현장 중심의 문화 정책을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개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7명의 장관 후보자 가운데 낙마한 2명을 제외한 5명 중에서는 박 장관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날 취임식을 가졌다.
박 장관은 “현장의 수요를 제대로 공급해 주지 못하는 정책은 죽은 것이고, 그 조직 또한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하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정책방향에서도 첫째로 ‘현장주의’를 언급했다. 또한 문화예술·관광·체육·종교 등 문화체육관광부의 모든 영역이 유기적 작동하는 시스템 구축과 공정한 문화 생태계 조성, 국어의 보존과 확산, 한류의 범정부적 진흥 체계 구축, 문화·체육·관광 분야를 통한 일자리 창출, 남북문화교류의 지속 확대 등을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박 장관은 “문화산업 규모만 해도 110조원, 스포츠산업 75조원, 관광산업 26조원에 달하는 거대산업이 성장하고 있으며 화장품, 전자제품, 기타 소비재 등 대부분 상품이 우리 문화 브랜드의 큰 덕을 보고 있다”며 “지난해 수출액 687조원의 20%는 한류 덕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설명했다.
공직을 떠난 지 11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박 장관은 “금의환향했다는 기쁨보다 문체부가 겪은 아픔을 함께하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앞에 놓인 책임감으로 마음이 무겁다”는 말로 지난 정부의 국정 농단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로 인한 문체부의 위기를 거론했다. 그는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尙有十二·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라고 한 충무공 이순신의 말을 빌어 문체부의 위기 극복과 상처 치유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다.
박 장관은 취임식 직전 문체부 기자실을 방문해 가진 짧은 간담회에서 문화산업 정책에 대한 질문에 “공정한 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기본 과제며 문화로 행복을 높이고 국가경제를 창출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 경제에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문화 분야가 국가적으로 대우받고 주된 국가정책 의제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CJ E&M 사외이사 경력과 관련해 영화인·시민단체의 반발을 샀고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공정한 문화 생태계 조성’을 강조한 바 있다.
문화행정 전문가인 박 장관은 2008년 문화관광부(현 문체부) 차관직에서 물러난 뒤 중앙대 예술경영학 교수로 부임해 10년 이상 교편을 잡았다. 한국예술경영학회·한국영상산업협회·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한국호텔외식관광경영학회·광주비엔날레 수장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 19대 대통령선거 때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비롯한 문화예술 쟁점들을 자문하는 역할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