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는 ‘소품종·대량생산’의 경제였다. 따라서 대기업이 우세했다. 맥킨지 보고서에 의하면 21세기는 유연성과 창의성이 중시되는 ‘다품종·소량생산’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시대이다. 그래서일까. 20세기형 초일류 대기업들은 급속히 힘이 빠지고 있다. 코닥과 노키아는 몰락했고 한때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이었던 GM은 다우지수에서 탈락했다. 반면에 최근에 생겨난 애플·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 신생 중소기업은 글로벌 초일류 대기업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특히 플랫폼 기업이 강자가 되는 경제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 환경 속에서 혁신·민첩·창의로 대표되는 21세기형 경영 패러다임이 이들 기업에 적합했다. ‘개천에서 용이 나기 어렵다’고들 이야기하지만 아이디어만 있으면 21세기에는 우리 청년들도 번영의 역사를 쓸 수 있다.
이러한 변혁의 시기에 우리 청년들이 대기업 입사만 고집하는 것은 오늘날의 경제·사회적 흐름과 맞는 것일까. 풀뿌리 혁신이 중요한 21세기에 중소기업이 주는 기회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수장 마윈 회장은 자신의 성공신화 경험을 토대로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과거 금융기관은 전체의 20%인 대기업을 집중 지원해 80%의 수익을 창출했지만 이제는 나머지 80%인 중소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회피하는 것이 열악한 근무환경과 대기업과의 임금격차 때문이라고 한다. 정부는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청년들에게 주거·교통비 지원, 청년내일채움공제와 같은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생태계를 훼손하는 일감 몰아주기 등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고 협력이익공유제 등 원하청 상생협력을 확산해 공정경제 질서를 확립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지난 2014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일본의 나카무라 슈지 교수는 ‘똑똑하고 영리한 젊은이들일수록 중소기업에 들어가 미친 듯이 연구하라’고 권장했다. 그는 대기업에 붙었음에도 이를 포기하고 중소기업에 취직한 후 14년 동안 연구에 매달려 노벨상을 수상했다.
대기업 종사자들은 대체로 작은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에 입사하면 여러 가지 업무를 배울 기회가 많다. 아이디어 창업 등 자신의 진정한 꿈을 좇는 청년은 더 큰 꿈을 실현하기 위해 중소기업에 들어가 전체업무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대기업에서 한정된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는 ‘대기업 청년’, 그리고 중소기업에서 다양하고 넓은 분야의 업무를 익히는 ‘중소기업 청년’ 중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지 깊이 고민했으면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청년들이 아이디어 창업을 통해 제2의 스티브 잡스, 제프 베이조스가 탄생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