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브리핑]사우디, 이라크 '스포츠 도시' 건설에 1조원 통 큰 투자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라크 내 ‘스포츠 도시’ 건설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1,360억원)의 통 큰 투자에 나선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이날 사우디 국영TV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이라크가 다용도 종합경기장 등 스포츠 시설을 갖추는 데 드는 비용을 사우디에서 제공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 계획은 사우디 에너지장관과 상무·투자장관 등이 경제협력을 위해 이틀 일정으로 이라크를 방문한 날 발표돼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사우디는 지난 몇 년 동안 이라크와의 관계개선에 공을 들여왔다. 1990년 사담 후세인 정권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한동안 이라크와 국경을 단절했던 사우디는 2015년 폐쇄했던 바그다드대사관 문을 다시 열며 외교관계를 재건하고 있다. 이번 1조 투자 외에 사우디는 4일부터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영사관을 열어 이라크인을 위한 비자 업무를 개시하며 사우디·이라크 간 아라르 지역 국경 연결 작업도 6개월 내 완료될 예정이다.

■ 거액 지원 이면에는

이란 영향력 커지자 견제 차원

이라크는 우호 통한 경제 이득


사우디가 이라크에 거액의 투자 결정을 내린 데는 급변하는 중동 정세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동에서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되며 사우디가 오랫동안 지켜온 중동 패권국 지위에 위협을 느끼게 된 것이 이라크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의 배경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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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내 군사·안보·원유 분야의 지정학적 요충지인 이라크는 이란이 큰 관심을 보이는 국가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이라크를 방문해 양국 간 우호관계를 부각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이 같은 이란의 세 확장을 저지하고 이라크 등 중동 북부지역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돈다발 외교’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라크 역시 사우디와의 공고한 관계 구축을 통한 경제적 이득을 노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게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의 분석이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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