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 메모리 감산 가능성 낮다"

[삼성전자 어닝쇼크 현실화]

전문가 "업황 회복 더디지만 수요 여전...현생산 유지해도 감내"

삼성전자의 메모리 생산라인 모습. /서울경제DB삼성전자의 메모리 생산라인 모습. /서울경제DB






삼성전자가 과연 메모리 감산 카드를 꺼낼까. 올 1·4분기 삼성의 반도체 영업이익이 4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도 메모리 생산 감축에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3개월간 D램(DDR4 8Gb 기준)과 낸드(128Gb MLC) 등 메모리 가격은 각각 42.6%, 11.8% 빠질 만큼 하락세가 가파르다. 여전한 재고, 경기 침체로 인한 IT기기 수요 감소 등으로 업황이 예상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삼성은 “메모리 감산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원론적 표명이지만 ‘감산 카드를 꺼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방점이 찍혔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최근 5% 감산을 밝힌) 마이크론도 감산한 전례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단 한 차례뿐”이라며 “지금 업황은 그때와 비교하면 훨씬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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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금융위기 즈음에는 불황에다 치킨게임마저 극심했다. 유럽 최후의 메모리 업체인 독일의 키몬다, 일본 반도체의 자부심 엘피다를 비롯해 숱한 대만 업체가 부도 운명을 맞았던 때다. 객관적 상황을 보면 슈퍼호황기에서 급격한 약세장으로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이익이 나는 지금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삼성은 그런 시기도 감산 없이 견뎠다. 업계의 한 임원은 “회복이 더딜 수 있어도 메모리 수요가 꺾이지는 않았다”며 “지금은 버틸 상황으로 삼성이 마이크론의 결정을 따를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5세대(5G), 인공지능(AI), 전장 수요를 고려하면 현재 생산은 유지하고 추가 생산에 대해서만 장비 투입 시기 등을 조정하겠다는 삼성 입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솔직히 웨이퍼 투입을 천천히 하는 식으로 메모리 생산을 줄이겠다는 마이크론의 결정도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그런 마당에 메모리 선두 기업인 삼성이 감산을 결정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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