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5세대(5G) 스마트폰 삼성전자 ‘갤럭시 S10 5G’ 개통 첫날, 초반부터 기대 이상의 뜨거운 가입 열기에 이동통신사들이 파격적인 공시지원금으로 화답하며 ‘5G 1등’을 잡기 위한 치열한 고객 유치전의 막이 올랐다.
5일 서울 강남역 SK텔레콤 T월드 강남직영점 앞은 조금이라도 빨리 5G 시대를 만끽하고 싶은 고객들이 새벽부터 몰리며 긴 줄이 생겼다. 오전8시30분 개통 업무가 시작됐고 오전4시부터 장장 4시간 이상을 기다린 직장인 이유건(32)씨가 5G 1호 가입자가 됐다. 그는 “5G의 빠른 속도를 체험하고 싶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세계 최초 5G라는 상징성이 빛을 발한 듯 이날 5G 가입 행렬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KT의 지난 1~4일 갤럭시 S10 5G 예약량이 지난달 8일 출시된 롱텀에볼루션(LTE) 모델의 40% 수준에 육박했고 다른 통신사들도 만만치 않은 ‘고무적’인 예약 열기를 보이며 업계에서도 순조로운 출발을 기대했는데 성과는 그 이상이었다.
KT는 이날 오후2시25분 기준 가입자가 1만명을 돌파했다는 이례적인 자료도 배포했다. 이에 질세라 LG유플러스는 오후3시 기준 가입자 1만5,000명 돌파하고 6시께 초기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가입자가 얼마인지는 함구하는 업계 불문율을 깨뜨릴 만큼 성과가 괜찮고 또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다.
개통 초기부터 가입이 몰리자 각각 ‘5G 1등’을 목표로 내건 이통사들은 파격적인 공시지원금을 내걸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이은 2라운드 싸움에 돌입했다. 5G로 이통 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될 수 있다는 판단에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3사 중 5G 요금제를 가장 먼저 공개한 LG유플러스는 휴대폰 기기값 인하 혜택인 공시지원금 전투에서도 첫 포문을 열었다. LG유플러스는 매장의 추가지원금 최대치인 15%를 적용, 최고 54만6,250원의 공시지원금을 공개했다. 역대 최고 수준의 지원금으로 갤럭시 S10 LTE 모델 지원금(17만9,000원)보다 30만원 가까이 많다. 특히 월 8만5,000원짜리 ‘스페셜’ 요금제로 선택약정을 통해 받는 2년간 51만원의 할인 혜택도 웃돈다. 고객은 공시지원금을 받거나 2년간 매월 요금제의 25%를 할인 받는 선택약정할인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선택약정 할인 폭이 워낙 커 공시지원금은 무의미했지만 이런 관행을 뒤집었다.
이날 오전 애초 최대 22만원의 공시지원금을 발표한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의 ‘기습’에 충격을 받은 듯 오후부터 공시지원금을 최대 54만6,000원으로 올렸다. 공시지원금은 정부 규정상 7일마다 바꿀 수 있는데 과태료 100만원을 물고 반나절 만에 바꿨다. 오전 가입자에게도 오후 공시지원금을 적용하고 이미 선택약정을 선택한 고객이라도 공시지원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부대 조건도 달았다. 최대 21만5,000원의 지원금을 책정한 KT는 “변동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참전이 불가피해졌다.
SK텔레콤은 또 오는 6월까지 가입자에 한해 ‘5GX프라임’ ‘5G플래티넘’ 요금제 가입시 12월까지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가입 이후 24개월로 늘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5G 가입 문턱이 낮아졌지만 이통사로서는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한동안 과열 상태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