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어스천 닐슨 국토안보장관 /EPA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키어스천 닐슨 국토안보장관을 전격 경질하면서 불법이민에 대한 초강경 대응책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닐슨 장관이 자리에서 떠난다. 그의 봉직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닐슨 장관은 지난해 말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국경장벽 건설의 주무부처 수장으로서 올 초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 사태를 넘기며 유임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불법이민자 증가에 대한 닐슨 장관의 대처가 느슨했다며 불만을 품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닐슨 장관은 일요일인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을 하기 직전까지도 밀려날지를 몰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고위관리들을 인용해 “닐슨 장관은 백악관 회동 전까지 그만둘 생각이 없었으나 물러날 것을 강요당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경질 이후 닐슨 장관은 사임서한에서 “물러나기에 적절한 시기”라며 “차기 장관이 미국 국경을 수호하는 우리 역량에 방해가 되는 법을 고치는 데 의회와 법원의 지지를 얻기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빈 매컬리넌 세관국경보호청(CBP) 청장을 장관 대행으로 임명해 국방부·내무부와 백악관 비서실에 이어 국토안보부도 수장을 대행 체제로 두는 독특한 인사 스타일을 이어갔다. 대행 체제로 내각의 충성도를 높이고 친정체제를 구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케빈이 아주 잘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닐슨 장관의 갑작스러운 경질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강력한 반이민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어 내년 대선의 최대 이슈로 활용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의 불법이민 대응은 물론 합법이민 및 난민 선정 과정도 대폭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론 비티엘로 신임 국장의 지명을 철회하면서 “이민과 관련해 미국이 더 강력한 방향으로 가기를 원한다”고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닐슨 장관은 백악관이 비티엘로 국장 지명 철회를 검토할 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최근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급증하는 불법이민자에게 가혹한 정책을 쓰자는 제안에도 난색을 표했다고 WP는 전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