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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지난해 글로벌 증시가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부진한 수익률로 마무리될 때만 해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올해 시장에 대해 조심스러운 전망이 우세했다. 경기둔화가 뚜렷해지고 있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여전히 진행되면서 자산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올해가 시작되자 증시는 의외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 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올해 1·4분기 수익률 13.1%는 1998년 이후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이번 1·4분기에는 주식 외에도 채권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반 상승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다시 말해 경기 우려로 금리가 하락하는 와중에 증시가 기록적으로 상승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바로 경기둔화와 대규모 완화정책이 현재 시장에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중국의 대규모 부양정책은 올해 들어 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25% 하락했지만 올 들어 3개월 만에 27%나 급반등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펀드플로를 살펴보면 신흥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체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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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시가 반등하는 동안 신중한 투자자들은 선진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산을 환매해나간 반면 신흥국 주식형 펀드는 꾸준히 유입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펀드플로 조사업체 EPFR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 말까지 선진국 주식형 펀드에서 924억달러가 유출되는 동안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는 131억달러가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 경기부양이 신흥국을 중심으로 집행되지만 선진국 증시 역시 환경적으로 현재의 상승세를 지속할 여건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금리를 통해 볼 때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 추세에 속도조절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결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올해 시장을 반등시켰던 위험 선호 심리가 여전히 살아 있으며 2·4분기 들어 오히려 더욱 왕성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경기둔화에 대한 경계감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들이 경기 연착륙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은 위험을 먹고 자란다.

지난해 연말 시장은 공포에 시달렸지만 그 공포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올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1·4분기 시장을 상승시켰던 여러 요인은 여전히 시장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아직은 주가가 비싸다고 보기는 어렵고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커지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종목별 대응은 여전히 가능한 시점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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