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앞다퉈 반려동물을 위한 ‘펫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반려견에 이어 최근에는 반려묘(고양이) 전용 보험도 등장했다. 하지만 펫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해 7,717명에 그칠 정도로 시장이 생각만큼 커지지 않고 있다. 펫보험료도 지난 2017년 한 해 10억원 정도로 이웃 일본(약 5,112억원)의 0.2%에 불과할 정도다. 펫보험 가입률은 0.02%로 영국(25%), 일본(6%)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보험사들은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연평균 16%씩 고성장하고 있지만 무턱대고 보험상품을 팔았다가는 나중에 부실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어 눈치를 보고 있다. 동물병원 진료비의 표준수가가 정해지지 않아 과잉·허위진료 가능성이 있고 개체 식별과 연령 구분이 어려워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분쟁 소지도 적잖은 데다 손해율 집계도 안 돼 보험사들의 펫보험 영업에 발목이 잡혀 있다. 가입자들도 아직은 펫보험 가입을 망설이는 중이다. 일부 상품은 8세 이상 가입 불가 등 나이 제한을 두거나 선천성·다발성 질환, 고관절 탈구나 피부병 등과 같은 흔한 질병에 대한 보장이 안 되기 때문이다. 미래 성장을 보고 시장을 선점하는 퍼스트 펭귄이 되느냐, 아니면 ‘검증’이 끝난 시장을 쫓아가는 ‘팔로어 전략’을 쓰느냐를 놓고 보험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