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참의원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통일지방선거 전반전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고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제2도시인 오사카에서 참패하고 후쿠오카 등 일부 지역에서 보수 후보가 난립해 자민당 공천 후보들이 탈락하면서 ‘반쪽자리 승리’로 평가된다. 오는 21일 치러질 통일지방선거 후반전과 7월 참의원선거에서 확고한 승리를 거두기 위한 보수 분열의 봉합이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11개 광역지자체와 6개 정령시(한국의 광역시)의 단체장선거에서 자민당은 여야가 정면으로 격돌한 홋카이도 지사 선거를 비롯한 6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친(親)자민당 후보까지 합하면 10곳의 단체장을 자민당 계열 인사가 차지했다. 그러나 자민당은 오사카부와 오사카시 단체장선거에서 지역 정당인 오사카유신에 참패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추천 후보는 돗토리현과 삿포로시에서만 승리했다.
자민당은 광역지자체와 정령시 의회선거에서도 이전보다 더 많은 의석을 확보했다. 광역지자체 의석 수는 1,158석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겼다. 이를 두고 현지 매체들은 여당이 참의원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통일지방선거가 7월에 치러지는 참의원선거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일본 정계는 이번 선거 결과에 초미의 관심을 기울여왔다. 아베 정권은 참의원선거에서 3분의2 의석 이상의 개헌선을 확보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탈바꿈시킨다는 야욕을 가지고 있다.
자민당은 일단 올해 선거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웠다고 자평하며 21일의 후반부 통일지방선거와 7월 참의원선거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두드려졌던 자민당 내 분열 양상은 향후 선거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선 4곳의 광역단체장선거에서 자민당 추천 후보와 추천을 받지 못한 친자민당 후보끼리 경쟁을 벌였는데 시마네현과 후쿠오카현 2곳에서는 당 추천 후보가 패배했다. 특히 후쿠오카현 지사 후보는 아소 다로 부총리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고배를 마셨다.
한편 입헌민주당 등 야권은 이번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며 궁지에 몰렸다.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비판론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참의원선거에서 야권 연대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