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로터리] 유통기업 각축장 된 모바일 신선시장

유한익 티몬 이사회 의장




그동안 대형마트의 주력상품은 식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매주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마트에 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티몬의 ‘슈퍼마트’, 쿠팡의 ‘로켓 프레시’ 등과 같은 e커머스 사업자들이 밀레니얼 세대의 식품 및 생필품 소비 행태를 모바일 중심으로 바꿔놓았다. 신세계의 ‘쓱’ 배송 등 기존의 유통 강자들까지 가세해 40대 이상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는 추세다. 온라인이 대형마트를 대체하기 시작한 셈이다.


현재 신선식품 시장의 온라인 전환율은 아직 10% 정도로 향후 e커머스 채널에서 추가 성장잠재력이 높은 영역이다. 신선식품은 재구매율이 높다는 점과 필수 재화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는 고객들의 주기적인 목적형 정기 방문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이유로 신선식품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하려는 사업자들의 투자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투자 경쟁은 각 사업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너무 커 지속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e커머스 사업자 입장에서는 냉동냉장 물류센터 등에 대한 인프라 투자나 이를 운영하기 위한 인건비 등에 드는 비용이 많다. 아직까지는 기존의 전통 채널에 비해 매입 규모가 크지 않고 가짓수도 많지는 않아 마진에 대한 협상력도 높지 않다. 반대로 빠른 배송 등과 관련된 물류 및 거점 인프라와 주요 상품들을 이미 갖추고 있는 기존 전통 유통채널들은 모바일 중심 고객들의 직접 트래픽이나 주문량이 아직은 높지 않다. 또 이를 성장시키는 방법도 모바일 중심의 효율적 성장보다는 여러 다양한 혜택을 통한 기존 채널 고객들의 전환 비중이 높은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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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는 없는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모바일 중심으로 직접 유입되는 고정고객을 확보하는 데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양측에서 투자가 필요한 영역 중 일부는 사실 이미 온오프라인 사업자끼리 서로 보유하고 있는 자원인 경우가 많다. 만일 이러한 상황에서 누군가 월마트와 알리바바가 보여준 연합군 형태의 전략과 같이 모바일 채널 역량에 더해 기존 오프라인 거점 및 배송서비스 인프라 등을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면 투자 시간과 비용은 줄이면서도 고객에게 훨씬 더 좋은 서비스와 혜택으로 돌려줄 수 있는 모델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국내시장에서도 조금씩 이러한 논의와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머지않아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새로운 시너지 모델을 통해 시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키고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선도적 사업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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