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日 새 1만엔권 인물은 '韓경제침탈 주역' 시부사와

구한말 철도·전기 등 강탈 앞장

아베정부 '과거사 부정' 반영한듯

일본 정부가 오는 2024년부터 새로 발행할 1만엔 지폐에 구한말 한반도 경제침탈에 앞장섰던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초상을 넣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상반기에 1,000엔과 5,000엔·1만엔권 도안을 바꿀 예정”이라며 새로 도안에 넣을 인물들을 “메이지유신 이후 문화인 중에서 선별했다”고 밝혔다. 5,000엔권에는 메이지 시기 여성 교육 개척자인 쓰다 우메코, 1,000엔권에는 일본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기타사토 시바사부로의 얼굴이 들어간다.

일본 새 1만엔권/일본 재무성 홈페이지 캡처일본 새 1만엔권/일본 재무성 홈페이지 캡처



일본이 지폐 속 인물을 교체하는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20년 만으로, 특히 1만엔권의 인물은 1984년 이후 변경하지 않았다.


문제는 40년 만에 바뀌는 1만엔 지폐의 새 얼굴인 시부사와가 경제침탈에 나선 상징적인 인물이라는 점이다. 시부사와는 메이지와 다이쇼 시대를 풍미했던 사업가로 제1 국립은행과 도쿄가스 등 500여개 회사 경영에 관여해 일본 내에서는 추앙받는 인물이지만 한반도에서는 일본의 이익을 위해 철도를 부설하고 경성전기(한국전력의 전신)의 사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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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한제국이 외국 돈 유통을 금지한 방침을 스스로 뒤집고 1902년부터 1904년까지 일본 제일은행 지폐 1원·5원·10원권을 유통시킨 것도 시부사와와 관련이 있다. 당시 제일은행은 대한제국을 압박해 이를 관철하면서 세 종류의 지폐에 모두 당시 제일은행 소유주였던 시부사와의 초상을 그려넣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물 교체는 다음달부터 ‘레이와(令和)’ 연호가 시작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번 결정이 과거사를 부정하는 아베 신조 정부의 수정주의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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