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아줌마(프레시 매니저)’를 통해서만 살 수 있던 야쿠르트를 이젠 카페에서 마실 수 있게 됐다. 이달 초 롯데백화점 일산점에 처음 오픈한 한국야쿠르트의 플래그십스토어 ‘하이프레시 카페’는 야쿠르트,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등 야쿠르트의 대표 제품을 판매한다. 그 동안 방문 판매 매출이 90%에 달할 정도로 방판에 의존해 온 야쿠르트로서는 이례적인 시도다. 그 동안 야쿠르트는 편의점, 마트 등 일부 유통 채널을 통해서 한정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었지만 방판 조직과의 충돌을 우려해 대용량 제품에 한해서만 판매해 왔다.
식음료업계에 자사 ‘브랜드 카페’ 바람이 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이나 LG생활건강의 ‘네이처컬렉션’ 처럼 자사의 모든 라인업을 한 데 모은 브랜드 체험형 카페로, 카페를 주로 이용하는 밀레니얼들을 겨냥했다.
하이프레시 카페 매장 입구에는 대형 야쿠르트 모형을 설치해 포토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프레시 매니저들이 사용하는 세계 최초의 이동형 냉장카트 ‘코코’도 탑승해볼 수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하이프레시 카페를 통해 브랜드를 홍보하고 제품 시식회와 신제품 품평회 채널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야쿠르트를 활용한 이색 메뉴도 나왔다. ‘야쿠르트 에이드 시트러스’와 ‘야쿠르트 에이드 베리즈야쿠르트 에이드’는 하이프레시 카페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음료. 한국야쿠르트의 간편식 브랜드 ‘잇츠온’으로 매장에서 간단하게 식사도 가능하다. 더 나아가 젊은 층이 좋아하는 문구류와 한국야쿠르트의 ‘하루야채’ 마스크팩 등 화장품, 야쿠르트 제품 이미지를 적용한 굿즈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젊은 층을 비롯해 유동인구가 많은 백화점에 문을 열어 접점 창구를 만들고 야쿠르트는 물론 간편식, 콜드브루 브랜드 등을 소비자들이 보다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젊은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해 야쿠르트는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 당시 직판팀을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리며 직접 판매에 시동을 걸었다.
제조사가 직접 운영하는 카페는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기도 한다. 빙그레의 ‘옐로우 카페 제주점’이 대표적.옐로우 카페 제주점에서는 바나나맛 우유를 주재료로 한 라떼·셰이크·소프트 아이스크림 등의 메뉴와 키링·귀걸이·팔찌 등 바나나맛 우유를 모티브로 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제주점에서 MD 상품의 매출 비중은 약 23% 달한다”면서 “단지 모양의 바나나 우유를 귀엽게 해석한 MD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이곳을 찾는 소비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브랜드 카페는 제품이 가진 대중적인 이미지를 고급화하는 역할도 한다. 롯데제과가 운영하는 ‘몽쉘 생크림 케이크숍’에서는 파티셰가 고급 재료를 사용해 매장에서 직접 ‘몽쉘’을 만들어준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위치한 이 매장은 월평균 3,000만 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이태원에 자리 잡은 동서식품의 ‘맥심 플랜트’도 기존 믹스 커피를 뛰어넘는 고급 커피의 이미지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가장 많은 브랜드 카페를 운영하는 곳은 오리온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12월 대표제품 ‘초코파이情’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재해석한 디저트 초코파이 전문점 ‘초코파이 하우스’를 열었다.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에 첫 매장을 오픈한 후 현재까지 1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하우스를 중국 상해로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소비력이 높은 상해는 전 세계 디저트 브랜드가 몰리는 곳으로 초코파이 하우스의 테스트 매장으로 삼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해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