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어깨·목 뻐근한데 추나요법 받아볼까

건보 적용 본인부담 1만~3만원

한의사가 어긋난 뼈·관절 교정

美·中·日 수기요법까지 망라해

우리 체형에 맞게 개량·표준화

안전성·효과 입증…93%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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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부터 목·어깨·허리·무릎·발목 등 근골격계가 뻐근하거나 통증이 있어 한의사로부터 추나요법을 받을 때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건강보험 가입자라면 1만∼3만원(차상위계층과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6,000~3만원)을 본인부담하면 된다.

다만 환자는 연간 추나요법을 20회만 받을 수 있고, 한의사는 1인당 하루 18명까지만 추나 시술을 할 수 있다. 본인부담률도 50~80%로 높은 편이다. 건강보험 재정사정을 고려해 매우 타이트하게 시작하는 셈이다.


추나요법은 밀 추(推), 당길 나(拿)라는 한자어에서 알 수 있듯이 한의사가 손이나 신체의 일부 또는 추나 테이블을 활용해 어긋나거나 삐뚤어진 뼈와 관절, 뭉치고 굳은 근육과 인대 등을 밀고 당겨 구조적·기능적 문제를 치료하는 수기(手技)요법이다. 잘못된 자세나 교통사고 등으로 어긋나거나 비틀린 관절·근육·인대 등이 제자리를 찾아가게 해준다. 이를 통해 자세와 체형을 교정하고 염증·통증을 줄여준다.

◇‘건강보험 시범사업’서 시술 받은 93% “만족”, 75% “효과 좋다”

‘추나요법 건강보험 급여 전환을 위한 시범사업 평가연구’에 따르면 추나요법은 허리·목 통증, 염좌, 흔히 허리·목 디스크로 불리는 추간판탈출증, 척추가 앞·뒤·옆으로 과도하게 굽은 만곡이상 등의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적용을 앞두고 시행된 시범사업에서 추나요법을 받은 사람의 93%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75%가 그 이유로 ‘효과가 좋아서’를 꼽았다.

추나요법은 질환의 정도에 따라 단순·복잡·특수추나로 나뉜다. 단순추나는 관절의 생리학적 범위 내에서 손으로 관절을 가동시키거나 근육을 풀어주는 것을 말한다. 목·허리·발목 등이 삐끗한 단순염좌의 경우 관절 가동범위를 늘려주거나 관절 간격 조정, 근육 스트레칭 등 단순추나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복잡추나는 빠른 속도로 관절의 생리학적 범위를 넘어서는 교정을 통해 치료한다. 치료 시 관절에서 ‘뚝’ 소리가 나는 정도의 교정기술이 첨가된 기법이다. 단순추나로 해당 치료부위를 이완시킨 뒤 관절교정추나를 추가로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전신의 여러 부위 관절 기능부전이나 허리 디스크, 요추 전방전위증 같은 다양한 척추질환에 대해 목뼈·위팔·가슴뼈·허리뼈·골반·다리 부위에 각종 치료기술을 동원해 전신의 근골격계 관절을 교정해 제자리로 돌아가게 잡아준다. 또 골격을 지탱해주는 근육·근막을 압박·이완·스트레칭해 밸런스를 맞춰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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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추나는 탈구된 관절을 제자리로 복원시키는 기법 등을 말한다.

그렇다고 수많은 근골격계 질환을 추나요법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추나요법의 재정립과 현대화·표준화를 주도해온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대한한방병원협회장)은 “심각한 디스크나 협착증, 퇴행성 척추질환, 전방전위증 등으로 심한 통증이 생긴 경우 추나요법 외에도 약침·한약·침 등을 적절하게 추가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추나요법이 잘못된 구조를 반듯하게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손상된 근육·인대·힘줄 등 연조직 재생에는 한약을, 염증을 없애 통증을 가라앉히는데는 약침을 함께 쓰는 식이다.

추나요법의 표준화 및 한의사 교육, 건강보험 적용에 핵심적 역할을 한 척추신경추나의학회의 신준식(앞줄 왼쪽 다섯번째) 명예회장과 신병철(〃〃 세번째) 회장이 지난 6~7일 서울에서 개최한 ‘2019 세계수기근골의학연합회(FIMM)서울 콘퍼런스’가 끝난 뒤 FIMM 집행이사회의 일리아 토도로프 부회장, 마이클 쿠체라 사무총장 겸 미국오스테오패틱의학회(AAO) 총재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생한방병원추나요법의 표준화 및 한의사 교육, 건강보험 적용에 핵심적 역할을 한 척추신경추나의학회의 신준식(앞줄 왼쪽 다섯번째) 명예회장과 신병철(〃〃 세번째) 회장이 지난 6~7일 서울에서 개최한 ‘2019 세계수기근골의학연합회(FIMM)서울 콘퍼런스’가 끝난 뒤 FIMM 집행이사회의 일리아 토도로프 부회장, 마이클 쿠체라 사무총장 겸 미국오스테오패틱의학회(AAO) 총재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생한방병원


◇카이로프랙틱 등 中美日 수기요법도 한국 현실에 맞게 개량

신병철 척추신경추나의학회장(부산대한방병원장)도 “추나요법이 만능 치료기술은 아니다”라면서 “비수술적 요법이기 때문에 수술을 필요로 하는 질환, 뼈가 병적으로 약화된 경우, 관절이 느슨하거나 불안전성이 있는 경우는 금기이거나 엄중한 주의를 요한다”고 했다.

추나요법의 숙련도 역시 매우 중요하다. 척추 틀어짐의 진단과정, 치료기술 습득, 추나치료 대상 환자 골라내기 등에 일정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 수술을 잘하려면 오랜 기간 수술에 참여해 일정한 트레이닝을 받아 수술 여부, 합병증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수술기술 등을 연마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 증상이 심해 대소변 장애 등이 동반되는 마미증후군 환자의 경우 수술적 치료를 권장한다. 디스크·협착증 등으로 마비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도 추나요법보다는 수술을 권한다.

비약물·비수술 추나요법의 기원은 기원전 중국 ‘황제내경’의 도인안교다. 여러 기술적 분파로 갈라져 한국에 전해졌는데 일제강점기의 한의학 말살정책으로 인해 민간에서 거의 사라졌었다. 신 명예이사장은 경희대 한의학과에 다니던 1980년대에 동료들과 자생의학회를 만들어 중국과 우리나라의 한의학 고전을 샅샅이 뒤지고 전국의 수기요법 달인들을 찾아다니며 척추질환 등 치료에 도움이 되는 수기요법을 연구했다. 1991년에는 대한추나학회(현 척추신경추나의학회)를 설립해 카이로프랙틱(미국), 튜나요법(중국), 정골요법(일본)을 한국인의 체형·골격에 맞게 변형하고 임상연구를 통해 안전성 및 효과를 검증해 오늘날의 표준화된 추나요법을 만들어냈다. 일본 접골사들이 뼈를 맞추는 수기요법도 장점을 살려 개량했다.

그는 “중국에서 유럽을 거쳐 미국에서 정립된 카이로프랙틱은 해부학적 인체구조에 역점을 뒀는데 골격이 큰 서양인에 적합하게 개발돼 한국인에게 너무 교정 효과가 강해 좀 더 부드럽게 수용·개량했다”며 “정골요법은 신경학·근육학적 측면, 튜나요법은 침을 놓는 혈자리 중심의 경혈학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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