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030200) 회장의 임기가 11개월 가량 남은 가운데 KT가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했다.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에 꼽히던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은 다음 회장 선임 과정의 ‘심판’ 역할을 맡으며 자연스럽게 후보에서 빠졌다.
KT 이사회는 12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공식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내 지배구조위원회는 우선 KT와 그룹 계열사에서 2년 이상 재직한 부사장(KT 직급기준) 이상 중에서 사내 회장 후보자군을 찾는다. 이어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사외 회장후보자군을 공모 등을 통해 더한 뒤 회장후보심사위원회로 보낸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이들 중 회장 후보를 선발하고 이사회에서 확정한 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한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정관 및 규정에 따라 사외이사 4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지배구조위원인 김 사장과 이사회 간사인 박종욱 부사장은 공정한 선임 절차를 위해 사내 회장후보자군에서 빠진다. 김 사장은 지난달 29일 사내이사에 오르며 차기 회장 후보로 꼽혔다.
앞서 KT는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바꿔 기존 CEO추천위원회→주총 등 2단계의 회장 선임 절차를 지배구조위원회→회장후보심사위원회→이사회→주총 4단계로 강화했다.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내부의 경쟁력 있는 CEO 후보를 내세우기 위한 장치다. 기존 이석채 전 회장과 황 회장 선임 과정에서는 내부 후보 추천 기능이 약해 외부 인사가 선발되며 낙하산이나 정권과 유착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반면 바뀐 체계에서는 충분한 검증을 거친 내부 후보의 회장 선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풍에 덜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