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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컨설팅 기업 지식펜 대표, 우물 이론(Well Theory) 논문의 하부구조를 말하다

회사보고서 작성 시 글의 상하 구조를 몇 단계로 구성하는 것이 좋을까? 일상적인 일기나 칼럼은 1층 구조로 충분하다. 그러나 회사보고서, 정책 제안서, 사업계획서, 학위논문 등에서는 상하 구조를 어느 정도로 구성하는 것이 적절한지 혼란스러워한다. 그 결과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메시지 전달에 실패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지식펜 박원수 대표▲㈜지식펜 박원수 대표



이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얻기 위해 ‘우물 이론(Well Theory)’의 창시자인 지식펜 박원수 대표에게 질의하였다. 핵심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물 이론이란 무엇인가?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글의 하부구조를 과도하게 다층화하면 우물 파던 사람이 질식사하는 것처럼 위험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이론이다.

▶우물 이론을 언제, 왜 만들었는가?
-정확한 시기는 기억이 안 난다. 그러나 2008년부터 영국에서 체류하면서 유학 나온 한국 학생들에게 논문 작성법을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일부 학생들이 글의 하부구조를 지나치게 다층화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에 대해 영국 대학교수들은 카테고리가 혼란스럽다는 비판을 반복하였다.

▶국내 학위 논문들이나 보고서도 이런 문제가 있는가?
-그렇다. 2014년 봄부터 한국에 귀국하여 논문컨설팅업을 진행해오고 있는데 국내 학위논문과 보고서에서 유사한 현상을 발견하였다. 상당수의 학위논문과 회사보고서들의 하부구조가 지나치게 깊었다. 이런 구조의 글은 연구자 자신도 혼란스럽다. 그리고 독자들은 외면하게 된다.

▶논문이나 보고서의 하부구조는 몇 단 정도가 적당한가?
-3단이나 4단 정도가 적절하다. 쉽게 설명하자면 ‘족보’를 생각하면 된다. 대부분 성인의 변별력은 가계 족보에서 나-아버지-할아버지 정도까지만 기억한다. 할아버지 위에 증조할아버지, 그 위로 고조할아버지 대로 배열되면 5단 구조가 된다. 이 경우 증조할아버지가 누군지, 수평적 구조인 증조할아버지의 형제들은 누구인지 변별하기 어렵다. 그래서 3단 구조나 4단 구조가 적당하다고 믿는다.

▶글의 하부구조 외에 전반적인 카테고리 구성원칙이 있는가?
-좋은 질문이다. 카테고리 구성원칙은 크게 4가지 정도이다. 첫째, 섹션들을 내에 중요 요인들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포괄성). 둘째, 상위 섹션은 하위 섹션들을 대표해야 한다 (대표성). 셋째, 동일 섹션에서는 상호 독자적이어야 한다 (독자성). 넷째, 동일 섹션에서는 같은 수준의 개념이 배열되어야 한다 (동위성).

▶우물 파다가 질식사하는 일이 실제로 있었는가?
-그렇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대부분은 상수도를 갖추어서 부엌에서 수돗물을 받아서 이용할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러나 현재도 외진 지역으로 가면 우물을 파서 식수나 가정용수로 사용하는 곳들이 더러 있다. 이런 우물은 지하 5미터에서 더 깊게는 10미터 이상도 내려간다. 그러나 인부 혼자서 파기 때문에 직경이 매우 협소하다. 아울러, 물길을 찾아 점점 아래로 깊이 파 내려가다 보면 점점 산소는 줄어들고 결국 작업자가 질식사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우물 이론(Well Theory)



논문이나 보고서 등에서 상하 카테고리를 구성할 때 과도하게 세분화할 경우 카테고리 구성의 체계성이 저하된다. 이로 인해 연구자나 독자들이 글의 흐름을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카테고리는 포괄성, 대표성, 독자성, 동위성을 갖춘 채 3단이나 4단으로 구성되는 것이 적당하다. 그러나 이를 위반할 경우, 마치 폭이 좁은 우물을 깊이 파다가 산소결핍으로 우물 파던 사람이 질식사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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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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