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허브공간 하나로도 업무효율 쑥 오르죠"

가네코 CBRE 북아시아 총괄

업무 공간 재배치 땐 생산성 향상

서류결재·의사결정 속도 빨라져

고정 책상서 근무 형태 벗어나면

보수적 제조업체도 성과 높일 것




“직원이 100명이라고 100개의 책상을 두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CBRE의 가네코 지나쓰(48·사진) 북아시아 업무관리 총괄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업무공간 재배치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가네코 총괄은 한 글로벌 제약사의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이 회사는 빌딩 3개 층의 사무실을 사용하고 각 부서 간 업무공간이 단절화돼 있다”며 “사무공간의 한 개 층에 공유 업무공간(허브)을 조성하고 누구나 와서 일하도록 했더니 의사소통 속도가 급속하게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서류 결재 등 승인 속도가 기존 평균 9주일에서 2주일로 78% 줄었고 의사결정 속도도 기존 평균 7.5주일에서 4.8주일로 35% 향상됐다는 것이다. 가네코 총괄은 “회사에 허브 공간을 하나 만드는 것만으로 생산성이 크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일본 도쿄의 한 정보통신기술(ICT) 회사 역시 비슷한 효과를 경험했다.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가 업무공간 재배치를 하면서 지원자 수가 폭증한 것이다. 가네코 총괄은 “이 ICT 업체는 직원들 책상마다 높은 칸막이를 설치해 독자적 업무공간을 조성했는데 이러다 보니 조직문화가 수직적이고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며 “책상 칸막이를 없앤 뒤 자유롭게 앉도록 하고 사무실 내 카페·사회적 공간(소셜 스페이스) 등을 조성했더니 지원자 수가 기존보다 5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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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코 총괄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활동 기반의 업무공간(ABW)’의 효율성을 전파하고 있다. 그는 “물리적 공간이 인간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면 아주 흥미롭다”며 “1970~1980년대처럼 직원들이 출근해 고정 책상에 앉아 근무하는 형태는 더 이상 업무효율을 높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직원 간 소통을 막는 책상 칸막이를 없애고 폰부스, 집중 업무공간, 공유 회의장소 등 다양한 공간을 조성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상당수 기업이 이 같은 활동 기반의 업무공간을 채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빌딩에 SK텔레콤이 구축한 스마트오피스, 공유오피스 ‘위워크’의 사무공간들이 이런 형태다. 가네코 총괄은 “현재 ICT, 금융사, 대형 로펌들이 이렇게 변신하고 있다”며 “보수적 문화를 지닌 제조업체들도 활동 기반의 업무공간을 채택하면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경영 성과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무공간의 재배치와 함께 기업의 혁신을 높이기 위해서는 디지털화를 가속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혁신적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사무실에서 ‘종이’를 없애야 한다”며 “조직 내 의사소통부터 서류 결재·승인까지 모두 디지털화해야 조직 구성원의 사고도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네코 총괄은 인테리어 전문가로 활동했으며 지난 2014년부터 CBRE 업무전략팀에서 공간 자문 서비스 업무를 맡고 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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