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증시는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에도 지지력을 유지했다. JP모건 실적이 양호했던 점이 마지막 거래일에 주가를 끌어 올렸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0.05% 내린 26,412.30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S&P500 지수는 0.51% 오른 2,907.4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57% 상승한 7,984.16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주요 은행 실적과 중국 수출입 지표 등을 주시했다.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실적 시즌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JP모건과 웰스파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익보다도 증가하는 등 모두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순익을 발표했다. 특히 JP모건의 1분기 순익은 금리 상승에 힘입어 91억8,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이번 실적 시즌에 대한 우려와 상반되는 결과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 포함 기업의 1분기 순익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 감소다. 이에 따라 실적 시즌이 우려보다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며 JP모건 주가는 이날 4.7% 급등하며 장을 이끌었다.
금융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인 파이낸셜 셀렉트 SPDR ETF(XLF)도 1.8% 오르는 등 금융주 전반이 호조세를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리 상승으로 은행의 1분기 순익이 양호했지만, 최근 금리가 재차 하락세로 전환된 만큼 향후 순익은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편 대형 인수합병 소식도 투자 심리를 부추겼다. 석유 대기업 셰브런은 아나다코를 총 330억 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나다코의 전일 종가에 37%의 프리미엄을 얹어준 수준의 인수가격이다. 이에 따라 아나다코 주가는 이날 32% 폭등했고, 반면 셰브런 주가는 5%가량 내렸다.
중국 수출이 개선된 점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줄이며 주가 상승을 거들었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달러화 기준으로 3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8.7% 증가보다 대폭 양호했다. 중국의 수출은 2월 20.7% 급감하면서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JP모건 등의 호실적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샌들러 오닐 앤드 파트너스의 제프리 하르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호조는 JP모건은 물론 다른 글로벌 은행들에도 긍정적인 소식”이라며 “특히 JP모건의 FICC와 대출 매출이 호조인 점은 다른 은행 실적에 대해서도 기대를 가지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
미 국채 가격은 중국의 예상보다 강한 수출과 뉴욕증시 상승에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지난 12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에만 5.7bp(1bp=0.01%포인트) 오르며 지난달 19일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30년물 금리는 이번 주 9bp, 2년물은 4.8bp 상승했고, 각각 지난달 20일, 21일 이후 가장 높았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중국 경제지표 호조에 글로벌 침체 우려가 줄어들며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 역시 약해졌다. 2월 20.7% 급락했던 중국 월별 수출은 3월 14.2%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8% 증가를 대폭 웃돌았다. 또 위안화 신규 대출 증가율 역시 3월에 가파르게 증가하며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건재하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또 유로존 산업생산은 2월에 0.2% 감소했지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0.5% 감소보다는 덜 부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하향 조정한 뒤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최근 전 세계 경제지표는 이런 부담을 덜어줬다. 미국의 3월 수입물가는 0.6% 올라 시장 예상을 웃돌았고, 여기에 본격적인 1분기 실적 시즌을 알린 JP모건 등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이 호조세를 나타내 실적 우려도 줄었다. 이 영향으로 뉴욕증시는 큰 폭 올랐고, 다른 글로벌 주가도 상승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가 뚜렷하다. BMO 캐피털의 존 힐 금리 전략가는 “중국과 유로존 모두에서 예상보다 강한 경제지표가 국채 값은 이번 주 하락세로 마감했다”고 말했다.
UBS 분석가들은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줄고 있지만, 침체에 진입한 것은 아니다”며 “트레이더들은 새로운 실적 시즌 시작과 함께 주식시장을 주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레이몬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시장 대표는 “지난 며칠간 나타났던 방어적인 전략, 반드시 국채를 보유해야 한다는 심리가 사라졌고, 이날은 주식에 우호적인 환경이 생겨났다”고 강조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다음 주 주택, 소매판매 지표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제가 탄탄한지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지표들이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빌 노르디 선임 투자 디렉터는 “미국 소비자는 강한 고용 창출과 임금 증가에 힘입어 비교적 좋은 위치에 있다”며 “전반적으로 경제가 둔화하면 완전히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지만,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소비할 수 있는 여전히 건강한 여건”이라고 강조했다.
◇외환시장
지난주 달러화 가치는 중국 경제지표 호조와 미국 기업실적 호조에 위험 선호현상이 살아나며 혼조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이번 주 0.45% 하락하며 4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난 2월에 급감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던 중국의 수출이 3월에 시장 예상보다 큰 폭 반등한 뒤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났다. 달러는 더 안전통화인 엔화에는 강세지만, 전반적으로는 약세였다. 특히 유로화가 강세가 두드러져 달러 인덱스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FXTM의 루크만 오퉁가 분석가는 “달러 인덱스는 실업청구자수가 196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고, 생산자 PPI가 시장 예상을 웃돌았는데도 상승분 대부분을 내주며 97선 아래에 머물렀다”며 “이번 주 초 발표된 인플레이션 지표와 함께 최근 지표들을 보면 연준이 금리에 인내심을 가지고, 올해 남은 기간 금리 변동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로는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좋은 흐름을 보였다. 유로-달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장중 심리적 저항선인 1.13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하며, 지난달 2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중국과 유럽 경제지표가 동반 반등해 글로벌 경제가 우려만큼 부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대가 커져 엔화에는 매도 압박이 생겼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의 조 마님보 시장 분석가는 “중국과 미국 실적에서의 좋은 소식이 좋은 출발을 알렸다”며 “안전피난처가 뒤로 물러났고, 달러는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이 독일 DZ뱅크의 항공기 금융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데 따른 유로화 수요도 유로화 강세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코메르츠방크의 엘리자베스 안드레에 외환 전략가는 “수년 동안 가장 낮은 외환시장 변동성 속에서 하루 거래량이 1조 달러를 넘는 유로-달러는 그동안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며 “이런 시장 환경에서 유로-달러가 장 초반 1.1260달러에서 1.1290달러로 단숨에 뛰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FX 스트리트의 외환 분석가들은 “달러-엔이 기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20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하며 추종 매수세가 일었다”며 “111엔대 중반에 있는 200일 이평선을 지지함에 따라 112.15엔 근처의 최근 고점까지 회복할 수 있으며 그 가능성은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화는 영국 정부와 노동당이 브렉시트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를 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소폭 상승했다.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 기한을 10월 31일로 연장해 노딜 브렉시트 우려도 대폭 줄어든 상황이다.
◇원유시장
지난주 유가는 중국 수출 개선 등으로 글로벌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완화한 데 힘입어 상승했다. 지난주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3% 올라, 주간 기준으로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원유시장 관계자들은 중국 수출입 지표와 주요 은행 실적에 따른 미 증시 움직임 등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달러화 기준으로 3월 중국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8.7% 증가보다 훨씬 양호했다. 중국 수출은 2월 20.7% 급감하면서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었다. 중국 경기 상황은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의 핵심 변수이기도 한 만큼 수요 둔화 우려도 한층 경감됐다.
JP모건체이스·웰스파고 등 주요 은행의 실적이 예상보다 긍정적이었던 점도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1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경감되면서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200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위험자산 투자가 활발해졌다.
산유국의 감산 및 지정학적 이슈 등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가 계속된 것도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3월 산유량은 하루평균 50만 배럴 이상 줄었고, 리비아 석유공사(NOC) 측은 내전이 격화된 점이 전국에 걸친 원유 생산에 차질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를 밝힌 바 있다.
다만 베이커휴스가 발표하는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장비 수가 전주보다 2개 증가한 833개를 기록하며 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조가 됐다. 채굴 장비 수는 두 주 연속 증가했고, 이는 미국의 산유량 증가를 이끌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리비아와 베네수엘라 등의 공급 차질이 심화할 경우 유가 상승세가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RBC캐피탈 마켓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정학적 문제에 따른 상승 압력은 올해 여름 유가를 배럴당 80달러 혹은 그 이상으로 밀어 올릴 수 있다”면서 “올해 남은 기간 브렌트유가 평균 배럴당 75달러, WTI는 67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전망 (15~19일)
이번 주 뉴욕증시는 기업들이 발표할 1분기 실적 및 향후 실적 전망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 사이 처음으로 기업 실적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부담스럽지만, 기대가 낮아진 만큼 강세장을 이어갈 거라는 예측도 적지 않다.
팩트셋에 따르면 1분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포함 기업의 순익은 전년 동기보다 4.2%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6년 2분기 이후 약 3년 만의 첫 순익 감소 전망이다. 레피니티브 집계에 따르면 2.3% 감소가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주 첫 테이프를 끊은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 등의 실적이 금리 상승 등을 바탕으로 예상보다 좋았던 점이 오히려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주 집중적으로 발표될 은행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할 수 있다는 전망도 그래서 나온다. 또 경기 및 실적 둔화 우려 속에서도 S&P500 지수가 지난주 심리적 저항선인 2,900선을 뚫어내며 사상 최고치인 2,940선에 바짝 다가서 강세장 기대를 부추겼다.
또 중국 1분기 성장률과 미국 3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글로벌 경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 그리고 연준 베이지북이 발표된다. 또 골드만삭스와 넷플릭스, 존슨앤드존슨, IBM 등 산업별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나온다. 유로존에서도 독일의 4월 경기기대지수, 4월 유로존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주요 지표가 대기 중이다.
먼저 15일에는 4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가 나오고,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이 실적을 발표한다. 16일에는 3월 산업생산과 4월 전미주택건설협회 주택가격지수가 발표된다. 기업으로는 IBM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존슨앤드존슨, 넷플릭스가 실적을 내놓는다.
17일에는 2월 무역수지와 도매재고 지표가 나오고, 연준 베이지북이 발표된다. 펩시와 모건스탠리, 알코아 등의 실적이 나온다. 중국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내놓는다.
18일에는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와 3월 소매판매 지표가 나온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지난해 12월 예기치 않게 급감한 이후 1월에는 전월대비 0.2% 증가했지만, 2월에 다시 0.2% 줄어드는 등 여전히 다소 불안한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에 따르면, 3월 소매판매는 0.9%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날 4월 필라델피아연은 제조업지수 및 마킷의 4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 예비치도 발표된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아메리칸익스프렉스와 트레블러스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19일에는 3월 신규주택착공 및 허가 지표가 발표된다. 성 금요일로 금융 시장은 휴장한다.
3월 산업생산과 4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 등도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