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황제 우즈의 귀환]역전드라마 시작된 '아멘코너' 12번홀

몰리나리 '더블 보기' 치며 휘청

우즈는 15번·16번홀서 환상버디

세번째 출전 김시우 '공동 21위'

타이거 우즈가 15일(한국시간) 마스터스 최종라운드 ‘아멘코너’ 두 번째 홀인 12번홀에서 아이언 티샷을 하고 있다. /오거스타=UPI연합뉴스타이거 우즈가 15일(한국시간) 마스터스 최종라운드 ‘아멘코너’ 두 번째 홀인 12번홀에서 아이언 티샷을 하고 있다. /오거스타=UPI연합뉴스



‘골프황제’의 귀환과 함께 마스터스의 함성도 14년 만에 돌아왔다.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을 찾은 ‘구름 관중’이 내뿜은 열기는 오직 타이거 우즈(44·미국)만이 이끌어낼 수 있는 온도였다. 우즈는 15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쳐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는 그린재킷의 수를 다섯 벌로 늘렸다.

지난 2005년 이후 14년 만의 우승 기회를 잡은 우즈는 웃음기 가신 비장한 표정으로 1번홀 티잉 구역에 올랐다.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챔피언 조 맞대결에 나선 우즈는 중반까지 답답한 경기를 이어가야 했다. 지난해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즈를 제치고 우승한 몰리나리가 빈틈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2타 차의 평행선을 그리던 승부는 ‘아멘코너(11~13번홀)’의 중간인 12번홀(파3)에서 요동쳤다. 155야드로 길지 않아 1~3라운드에서는 쉬운 홀 중 하나였지만 최종라운드에서는 우뚝 솟은 소나무 사이로 소용돌이치는 바람이 선수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이날 평균타수는 가장 높은 3.34가 기록됐고 결국 83번째 마스터스 챔피언을 결정하는 승부처가 됐다.


11번홀까지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타수를 지킨 몰리나리는 이 12번홀에서 티샷을 짧게 쳐 볼을 물에 빠뜨렸다. 이전까지 64개 홀에서 단 2개의 보기로 틀어막았던 그였다. 1벌타를 받고 3타 만에 볼을 그린에 올린 몰리나리는 4m가량의 보기 퍼트를 실패해 2타를 잃었다. 우즈는 파를 기록해 몰리나리와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눈높이를 맞췄다. 앞 조에서 경기한 브룩스 켑카(미국)도 11언더파 공동 2위를 달리다 이 홀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린 끝에 더블보기를 기록하며 우승 경쟁에 제동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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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의 빈틈을 확인한 우즈는 우승 본능을 발휘했다. 13번홀(파5)에서 1타를 줄인 그는 15번홀(파5)에서 아이언으로 2온에 성공한 뒤 2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잡아 마침내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어진 16번홀(파3) 1.5m 버디로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핀 뒤쪽 경사를 이용해 홀 가까이 굴러내려 오게 한 티샷은 대회 시작 전 “머릿속에 코스 정보를 담은 도서관이 있다”고 한 우즈의 말을 떠오르게 하는 컴퓨터 같은 공략이었다. 2타 차로 앞선 그는 18번홀(파4)에서 1타를 잃었으나 우승에는 지장이 없었다. 11년 만의 메이저 우승이자 14년 만의 마스터스 제패를 이룬 우즈는 두 팔을 벌리며 포효한 뒤 어머니 쿨디다, 딸 샘, 아들 찰리와 포옹하며 감격을 누렸다.

세계랭킹 2위 더스틴 존슨과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가 4타씩을 줄여 공동 2위(12언더파)에 올랐고 통산 5승 중 3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거둔 켑카도 공동 2위에 합류했다. 우즈의 ‘천적’으로 등장한 몰리나리는 이날 2타를 잃고 공동 5위(11언더파)로 마감했다. 김시우(23·CJ대한통운)는 세 번째 마스터스 출전에서 공동 21위(5언더파)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조던 스피스(미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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