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 아파트를 알아보던 A 씨는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조회시스템에 올라온 서울 강동구 강일동 고덕리엔파크 1단지 전용 59㎡의 최근 실거래 가격이 주변 시세의 3분의 1도 안 되는 것을 확인했다. 지난해 12월 4억 1,000만 원에 비해 올 3월 1억 2,222만 원에 신고된 전세 가격을 보고 인근 중개업소에 문의했다. 하지만 대답은 “그런 매물은 없다”는 것이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서 다시 확인해보니 이 같은 거래 내역을 찾아볼 수 없었다.
국토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부동산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이 여전히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토부와 서울시 등은 지난해 말부터 실거래가 조회 시스템을 일원화하는 것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진척이 없는 상태다. 이렇다 보니 시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16일 본지가 조사한 결과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올라온 고덕리엔파크 전세 건은 서울주택공사(SH공사)의 장기전세 재계약 건으로 확인됐다. 고덕리엔파크 1단지 전용 59㎡가 지난 3월 1억 2,222만 원으로 신고된 계약만 총 22건에 이른다. 하지만 이 같은 거래 내역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는 없다. 서울시는 2014년부터 임대인이 한국토지주택공사나 SH공사인 경우 필터링을 통해 관련 계약을 공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따로 모니터링하지 않고 장기전세 거래 내역도 게재하고 있다.
엇박자 실거래 등재는 이 뿐 만이 아니다. 이번 달 초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한양 1차 아파트(전용 78㎡)가 현재 호가(18억 원)의 절반 수준인 9억 원에 매매된 내용이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는 등재돼 있다. 하지만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선 조회되지 않는다. 이 거래는 5년 전 가등기를 해놓은 상태로 최근 본등기를 진행한 것으로 절차상의 문제는 없다. 하지만 시는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거래된 만큼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었다 판단해 제외했다.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 9단지 전용 84㎡도 지난해 12월 이전 실거래가(5억 원)의 절반 수준인 2억 2,365만 원에 장기전세 계약된 5건을 국토부에서는 확인할 수 있지만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선 찾을 수 없다.
실거래가 공개에 관한 시스템 간 불일치가 지적되자 국토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조차 정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4차례 정도 회의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 또한 “매매 내용을 중심으로 전·월세 거래 조회 시스템도 함께 일원화를 추진 중”이라며 “차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선 아직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성훈 수원대 건축도시부동산학부 교수는 “부동산에 관련된 정보 소스가 다양하면 좋지만, 현재로선 기관마다 중복되는 정보가 많다”며 “어느 한 기관이 부동산 관련된 통계나 정보를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