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이 가습기살균제·라돈 사태 등으로 빚어진 화학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2021년까지 30억원을 투입해 화학대중화에 나서기로 했다.
김성수 한국화학연구원장은 17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캠페인이나 콘텐츠 제작, 행사 등의 화학대중화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막연한 ‘케미포비아(화학물질 공포증)’는 조금 개선되지 않겠느냐. 또한 후학 양성을 위해서도 화학대중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 여수 산단에 있는 235개사가 오염물질측정업체인 지구환경공사 등 4개사와 짜고 미세먼지 배출량을 속이는 등 국민들의 케미포비아가 큰 만큼 화학대중화를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찾겠다는 것이다.
화학연은 캐치프레이즈 공모전, 기획기사·광고, 방송 다큐멘터리 제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콘텐츠 제작, 도서 배포, 전문가 토크 콘서트, 심포지엄 등을 벌여 화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해소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화학산업은 국내 제조업 총생산의 15.6%를 차지하고 있다. 화학대중화를 통해 화학산업 발전의 장기적 기반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주기율표가 만들어진 지 150년을 맞아 주기율표 관련 굿즈(상품)를 만드는 행사를 진행하고 특별전도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지난해 초 취임한 뒤 딸로부터 ‘화학연이 왜 미세먼지 문제 등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느냐’는 지적을 받고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며 “미세먼지와 플라스틱 이슈 등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고 어필할 수 있는 연구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화학연이 6개월이면 썩는 친환경 비닐봉투에 셀룰로스와 키토산을 적용해 질기게 만든 ‘친환경 비닐봉투’를 최근 개발한 것을 예로 들며 2~3년 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감도 표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