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초급매 소진에 호가 소폭 상승...서울 아파트값 바닥 다지나

<아파트값 낙폭 4주째 둔화·거래 증가...달라지는 분위기>

마포·양천구 등 저가 매물 소화

"더 못내려" 가격 저지선 형성

매수자-매도자 눈치싸움 치열

"연말까지 보합·횡보세 보일것"

18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한 중개업소 게시판에 급매물 물건이 붙어있다.                                                  /이호재기자18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한 중개업소 게시판에 급매물 물건이 붙어있다. /이호재기자



“전에 내놨던 가격보다 싼 값으로는 매물이 안 나옵니다. 초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 저지선이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추격 매수세가 이어지는 정도는 아니지만 분위기는 좀 달라진 것 같습니다”(압구정동 D 뱅크 대표)

서울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 시작된 초급매 소진이 양천구, 마포구 등으로 확산 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바닥을 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번 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값 조사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6% 하락하며 4주 연속 낙폭이 둔화됐다. 아파트 거래도 늘고 있다. 이달 들어 17일까지 서울 아파트 일 평균 거래 건수는 72.4건을 기록했다. 일 평균 기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거래 건수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반등할 수 있는 모멘텀은 없지만 주택 보유자들이 더 이상 가격을 낮출 수 없다며 버티면서 매수자 간 눈치싸움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분석했다.



◇ 옮겨가는 초급매 이삭줍기, 가격 저지선 형성 되나 = 초급매 소진이 먼저 나타난 곳은 잠실과 압구정동이다. 우선 압구정동의 경우 급매 하락세가 일단 멈췄다.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전용 110㎡의 경우 지난달 23억 3,000만 원에 거래됐다. 멈췄던 급매가 거래되지 일부 집주인들은 기존 매물의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이상훈 강남구 압구정동 닥터뱅크앤에셋 대표는 “거래된 매물보다 위치도 좋지 않은 매물도 22억 원을 호가하다가 최근 23억 원으로 가격을 올려버렸다”면서 “앞으로 매물은 23억 5,000만 원 이상으로 다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잠실의 경우 4월 들어서 소폭 오른 값에 급매가 소진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잠실 엘스 전용 84㎡은 16억 원을 넘긴 가격에서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북 대장주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도 최근 들어 초급매 거래가 이뤄졌다. 전용 59㎡에서 10억 이하의 급급매 물건 위주로 거래가 되고 있다. 급급매의 경우 대기 명단까지 있을 정도지만 그 외에는 거래가 거의 안 되고 있다. 김명희 마포구 아현동 진명공인중개 실장은 “이달에만 9억 5,000만 원 그리고 9억 7,500만 원에 2건 매매됐다”면서 “심리적인 가격선이 10억 원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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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 목동에서도 시세보다 싼 저가 매물이 거래되고 있다. 조순현 양천구 신정동 미래공인 대표는 “목동신시가지 11단지 기준으로 전용 51㎡ 상태 좋은 물건이 올해 3월 6억 8,400만 원에 거래됐다”면서 “저가 매물은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안 내려갈 거 같으니까 기다리던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아파트 값 4주째 낙폭 둔화, 거래도 소폭 늘고 = 아직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급매 조차 거래되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보유세 부담에 따른 급매물 대거 출하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매수자들이 원하는 저렴한 가격 대의 매물은 잘 나오지 않고 있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 값은 일부 지역의 급매 소진 등의 영향으로 4주 연속 하락세가 둔화 되고 있으며, 거래도 이달 들어 늘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앞으로 주택시장은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급매가 소진됐다고 해서 추격 매수세가 늘어나는 그런 양상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닥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 보기가 더 치열해 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최근 급매물이 소진되기는 했지만 매도자들이 추가로 가격을 낮춘 매물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매도자와 매수자간 호가 줄다리기 현상이 심화되면서 연말까지는 보합세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센터장은 “3월 임대사업자등록자가 2월 대비 증가한 것을 보면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대거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고 추격 매수세가 따라 붙지도 않을 것으로 전망돼 올 상반기까지는 보합, 횡보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원·이재명·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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