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 수원 공장 정수기 생산 라인에서 작업자가 누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SK매직40초에 맞춰 이동하는 컨베이어 밸트 위에는 최종 조립 전의 정수기가 놓여있다. 허리를 굽혀 정수기 내부를 꼼꼼히 살피는 현장 작업자의 이마에는 서늘한 날씨에도 땀방울이 맺혀있었다. 그가 힘을 쏟고 있는 과정은 총 400여개에 달하는 정수기 부품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졌는지, 누수는 없는지를 따지는 검수 공정이다.
18일 경기도 화성의 SK매직 공장은 밀려드는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로 가득했다. ‘품질에 타협없다’는 기치 아래 지난 1985년 3만 여평(약 9만9,174㎡) 규모로 세워진 이곳은 전기레인지와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 SK매직 대표 제품들을 생산하며 회사의 성장에 발맞춰 증축과 증설을 거듭해 왔다. 공기청정기와 정수기를 만드는 공장 내부에는 협력업체에서 1차로 조립한 모듈들이 성인 남성 키보다 큰 운반장치에 담겨 조립될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장 관계자는 “재고량보다 주문량이 많아 즉시 출고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협력업체에서 만든 모듈을 미리 받아 공장에 보관 중”이라고 했다.
이곳 공장은 가변성이 뛰어난 생산라인을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A부터 C까지 총 3개 라인을 구축한 SK매직은 슬림한 직수정수기만 생산하는 A라인을 제외한 나머지 두 라인은 재고와 주문량에 맞춰 공기청정기와 정수기를 바꿔가며 만들 수 있도록 해뒀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생활가전 제품별 수요가 변동하는 점을 고려했다. 지난달 까지 공기청정기 위주로 돌아갔던 생산 라인은 날이 더워지는 것에 맞춰 정수기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검수 담당자의 작업 역시 정수기에서는 누수와 냉매 기능 점검이 중심이 되고 공기청정기에서는 소음과 집진기능 점검에 초점이 맞춰진다.
“저희 생산라인은 자동차처럼 길지 않기에 이처럼 가변적인 라인 운용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희는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 협력업체에서 모듈을 1차 조립한 후 70~80개 정도만 합치면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둬 더욱 빠르게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죠.” 김학철 SK매직 생산기획팀 차장은 쏟아지는 주문에 대응해 빠르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비결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 생산라인은 지난 2017년 증설됐다. 공청기 생산 때는 있는 라인을 그대로 쓰다가 얼음 정수기를 생산할 때는 ‘ㄷ’자 라인을 추가로 만들어 필요한 공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제품별 주문량에 맞추어 탄력적으로 생산을 할 수 있어 효율이 높고 장기 재고 우려도 덜었다. 이 라인은 정규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하루 2,100개의 제품을 생산해 낼 수 있는 규모이며 현재는 잔업과 특근을 통해 주문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
김 차장은 “최근 미세먼지 이슈로 대폭 늘어난 공기청정기 주문량에 정수기 성수기 시즌까지 겹쳐 주요 생산라인을 풀로 가동하고 있다”며 “렌털사업 성장에 따른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시설을 자동화하고 모듈화하는 등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매직이 최근 환경부에서 지정하는 먹는물 수질검사 공인기관 자격을 취득한 것도 브랜드의 공신력을 더했다.
생산량이 늘었지만 최고품질을 유지한다는 목표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류권주 SK매직 대표는 “지난해 회사의 중장기 비전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기초해 제품과 서비스, 판매 채널, 정보기술(IT) 인프라,브랜드 등을 재정비하고 개선해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면서 “앞으로도 연구개발과 설비에 지속 투자해 고객이 감동할 수 있는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