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영화

[SE★인터뷰]‘왓칭’ 강예원, “현실적인 공포가 흡입력 커”

“계속 초심을 되새기며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해요.”

현실에서 한번 쯤 느껴보았을 공포와 지하주차장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스릴러가 절묘하게 녹아들었다.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왓칭’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시선’의 공포를 다룬다. 인간을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설치된 CCTV들이 도리어 해킹 및 감시의 수단으로 변하며 일상은 순식간에 공포의 실체로 바뀌어 버린다.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퇴근하던 ‘영우’는 수십 개의 CCTV로 둘러싸인 지하주차장에서 정신을 잃고 만다. 눈을 뜬 그녀 앞에 등장한 건 바로 평소 안면이 있던 회사 경비원 ‘준호’. 갈아 입혀져 있는 붉은 드레스와 하이힐,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바로 경비실 안 수십 개의 CCTV 화면들이다.




‘날, 보러와요’ 이후 완벽 스릴러퀸으로 자리매김한 배우 강예원이 현실적인 공포 영화의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현대인의 공포를 탈주스릴러라는 장르로 녹여낸 영화 ‘왓칭’ 이야기다.

강예원이 옷을 입은 ‘영우’는 사내에서 인정받는 유능한 커리어우먼. 곧 생존과 탈출을 향한 강한 의지로 ‘준호’에 맞서게 되는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 ‘난 죽지 않아’를 주문처럼 외우며, 여느 영화와 달리 ‘영우’의 추진력과 결단력, 그리고 그녀가 선사하는 사이다 액션은 ‘진격의 강예원’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27회에 이르는 촬영회차에 모두 출석하는 열정을 보여준 강예원은 추격씬을 촬영할 때는 너무 빠르게 달린 나머지 NG마저 났다. 강예원은 “영우가 저처럼 인내심이 강하고 끈기가 있어서 끌렸다. 악바리 근성도 저와 닮았다“며 ”액션을 소화한다는 사실에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 말로 주체적이고 강인한 캐릭터에 대한 열의를 보여주었다.

‘왓칭’의 연출을 맡은 김성기 감독 또한 “‘영우’는 살기 위해서 끝까지 필사의 노력을 다하는, 악바리 같은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강예원 배우 외에는 생각나지 않았다”는 말로 배우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시나리오를 읽고 흡인력이 강한 이야기에 반했다. 일상에서 가장 익숙하고 누구나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공간인 ‘지하주차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란 점. 저를 지켜주는 도구지만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CCTV를 소재로 하는 점 등 이중공포를 활용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새로운 공포 스릴러란 느낌이 들었다. ”



우리를 지켜주는 도구라고 생각했던 CCTV가 공포의 대상이 되는 순간을 포착한 현실적인 공포 스릴러 영화다. 여기에 ‘데이트 폭력’ 등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실사판 범죄의 총집합이 담겼다.

“현실적인 공포가 흡입력을 발휘한다고 할까. 극 중 ‘준호’(이학주)는 이상한 악역으로 볼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 동떨어진 인물이 아니다. 어찌 보면 데이트 폭력을 가하는 인물로 보이기도 한다. ‘영우’가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엄벌을 가하려고 한다. 폐쇄된 지하주차장 그리고 수십대의 CCTV에 의해 추적당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안에서 펼쳐진다. ”







“‘왓칭’에서 그 어떤 것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지점은 ‘영우’가 마냥 피해자가 아닌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성이란 점이다. 목숨을 위협받는 급박한 상황에서 빌기도 울기도 달래기도 하는 등 다양한 감정을 오간다. 죽음, 두려움 앞에서 마치 감정이 널뛰기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 죽지 않겠다는 목적으로 결국 살아남는 능동적인 인물이란 점이다.”

실제로도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시사프로그램을 빼놓지 않고 즐긴다는 강예원. 그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 Y‘와 같은 다큐 교양프로그램을 자주 본다고 했다. .

“개인적으로 실제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가 관심사인 것 같다. 문제 인식을 해야 사회가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지 않나. 공포보다 스릴러 장르를 자주 보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범죄 스릴러 작품을 챙겨본다. 어두운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인데, 인간 내면의 이야기에 끌리고 그런 내용을 궁금해 하는 것 같다. 이번 작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연기 19년차에 접어든 배우 강예원, ‘비정규직 특수요원’, ‘헬로우 고스트’, ‘하모니’, ‘해운대’ 등 다채로운 장르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바 있다. 이번 ‘왓칭’은 배우로서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사는 게 중요 하다는걸 다시 한번 깨닫게 한 작품이다. 배우 강예원의 진짜 바람은 연기에 대한 에너지가 줄지 않았으면 한다는 점. 그래서 그의 표현대로 매 순간 정신을 차리려고 한다.

“에너지가 줄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화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 연기에 대한 에너지, 앞으로 계속 하고자 하는 에너지가 변치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스스로 채찍질 하는 편이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물론 마인드 콘트롤이란 게 굉장히 힘들다. 초심이란 게 결국 소통이다. 호기심과 궁금증을 가지고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미 답이 정해져 있다고 해도 질문을 많이 한다. 어차피 영화 작업이란 게 결국엔 소통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사람 때문에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사람 때문에 지금까지 버티고 치유가 많이 됐다. 그런 점에서 늘 소통을 많이 하려고 한다.”

정다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