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 2.5%에서 2.3%로 낮췄다. 세계 경기 둔화 기류 속에 이를 극복할 만한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면서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는 상황이다.
21일 LG경제연구원은 ‘2019년 국내외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국내 경기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하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 경기 둔화 여파에 반도체 산업까지 부진을 면하지 못하면서 국내 경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9월 2.5%로 전망했던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내렸다.
LG경제연구원이 전망치를 낮춘 것은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 3.2%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내년까지 국내 경기를 반등시킬 모멘텀도 없다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경기도 당분간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향후 기술 주도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투자가 줄어 반도체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 탓이다. LG경제연구원은 “미국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 하락세가 본격화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확산되고 반도체 메모리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올해 수출은 통관기준 5%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출산 충격도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지목했다. 출산·육아를 위한 지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평균소비성향을 떨어뜨릴 수 있어서다. 반면 정부가 계획 중인 6조원대의 추경은 올해 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올리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의 전망치는 최근 잇따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전망치와 비교해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8일 국내 경기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0.1%포인트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9일 2.6%의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고려한 수치라는 점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사실상 하향 조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달 초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기존보다 0.2%포인트 떨어진 2.6%로 예상한 바 있다.
다른 국내 연구기관들도 속속 우리의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을 검토 중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다음달 초 경제수정전망 발표를 앞두고 지난해 말 내놨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2.6%)를 소폭 낮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수정 전망을 내놓을 예정인 자본시장연구원도 1월에 내놨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2.6%)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