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기업실적 비상벨...제조업 로드맵은 표류

석달만에 연간실적 줄 하향조정

제조업 살리기 '발등의 불' 인데

'제조 2030'은 연말에나 나올듯





울산항에서 해외로 수출될 국내 자동차들이 선적을 앞두고 있다./연합뉴스울산항에서 해외로 수출될 국내 자동차들이 선적을 앞두고 있다./연합뉴스


경남 창원에서 완성차 변속기에 들어가는 부품을 납품하는 A업체의 김모 사장은 요즘 밤잠을 설친다. 실적이 연초 목표 대비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완성차 업체를 따라 중국에 갔는데 영업부진으로 상반기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며 울상을 지었다. 그는 “이익이 계획보다 30% 남짓 까졌다”며 “중국 공장 가동마저 중단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A사의 현실은 완성차 업체의 실적악화로 도미노식 경영난에 내몰린 중소 부품 업체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자동차 업계에는 고작 3개월 남짓 만에 연간 실적 목표 재조정에 들어간 기업이 수두룩하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사업 부진에 믿었던 유럽 판매도 전년보다 1.3%(올 1·4분기 기준) 줄면서 실적이 기대를 밑돌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르노삼성자동차의 파업 등으로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 대수도 연간 400만대를 밑돌 것으로 관측되면서 실적 재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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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뿐만이 아니다. 주력 업종 상당수의 실적이 2·4분기에도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매출 상위 5개사 중 삼성전자(-54%)·SK(-8%)·포스코(-7%)·LG전자(-3%) 등 4개사 이익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내로라하는 기업들도 연초 대비 세웠던 실적 목표를 줄줄이 하향하는 추세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매출 1,000대 기업 중 무려 36.3%가 올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못했다고 답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애초 3월에 발표하기로 한 제조업 로드맵 격인 ‘2030 제조업 비전’은 연말에야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의 한 임원은 “국내외 경기침체로 제조업에 비상이 걸렸다”며 “그런데도 기업 규제는 더 강화되고 대응 역시 보여주기식에 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상훈·김능현·구경우기자 shlee@sedaily.com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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