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中日 같은 실리외교 우린 왜 안보이나

동북아에서 경제·안보 외교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밀착이 예사롭지 않다. 중국은 23일 열리는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에 참석하는 일본 군함의 욱일기 게양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인 스즈쓰키함이 21일 욱일기를 달고 중국 칭다오항에 당당하게 입항했다. 중국 관영 언론은 해상자위대 함정의 방문 소식은 전했지만 욱일기 게양에 대해서는 별다른 보도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제주 앞바다에서 개최된 국제관함식 당시 우리 해군이 일본에 욱일기 게양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자 일본이 아예 행사 불참을 선언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국이 욱일기 게양을 문제 삼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개선 조짐을 보이는 중일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미국을 견제하려는 실리 외교 전략이다. 과거보다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양국 관계는 부러울 정도다. 안보는 물론 제3국에서의 인프라 개발 협력 등 경제 공조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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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본은 중국의 일대일로 참가를 공식화하는 등 실사구시 외교를 서두르고 있다. 그렇다고 미일동맹을 소홀히 하는 것도 아니다.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양국 외교·국방장관 회담에서 사이버 공격도 양국 안보조약의 적용 대상에 넣기로 합의했다. 일본이 사이버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공동 대응한다는 내용이다. 일본은 또 추락 사고로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의 추가 구매를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스텔스 전투기 설계기밀을 제공하겠다는 선물을 받았다.

이렇게 주변국은 국익을 위해 새로운 외교관계를 모색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념에만 집착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미일중러 4강 외교는 모두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이제라도 적과 아군이 따로 없는 냉혹한 국제외교의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국과 일본이 역사갈등 속에서도 왜 협력하는지 눈여겨봐야 한다. 어떤 경우라도 외교의 최우선 목표는 국익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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