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A급 깎고 다듬어 'S급'으로...롯데마트 '脫불황 실험'

충북 증평 신선품질혁신센터

농가서 채소·과일 전량 수매후

상한 감자는 슬라이스 손질 등

불량 부분 다듬어 재가공 판매

부가가치 높이고 유통마진 줄여

온라인에 뺏긴 고객 되찾기 나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형마트의 신선식품 저장 센터는 농가로부터 납품받은 과일을 점포로 보내기 전에 잠시 보관해두는 용도에 불과했다. 농가에서 크기와 모양, 당도 등에 따라 등급을 A·B·C로 나눠 신선식품 저장 센터에 보내면 마트는 이를 그대로 점포로 보냈다. 하지만 이제 마트의 신선식품 저장 센터는 이제는 상품 선별 작업 후 상품화 과정까지 모두 처리한다. 슈퍼도 수확 시간을 조정해 유통 마진을 최소화하며 온라인에 뺏긴 고객을 되찾아 불황을 극복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해 11월부터 새로운 ‘유통 실험’을 시작했다. 지난 2017년 말 충북 증평군에 문 연 ‘신선품질혁신센터’에 농가 및 납품업체로부터 채소와 과일 수확량 그대로 모두 수매하는 ‘업스트림 구매’를 도입한 것. 과거 농가에서 선별 작업 후 상품화 과정을 거쳐 물류센터로 납품된 후 점포로 배송되는 과정을 거쳤다면 이를 통해 산지에서 수반되는 인력·선별 비용 등을 줄여 기존 상품 대비 최대 20%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납품받을 수 있게 됐다.


◇A급 이하 상품도 리모델링 후 적재적소…고객은 20% 싸게=이는 이커머스와 공산품으로는 경쟁할 수 없으니 직접 눈으로 살펴보고 골라야 하는 채소와 과일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이들과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롯데마트는 농가보다 더 선진적인 저장 시스템을 통해 확보한 충분한 저장 기간을 이용해 유통 마진을 줄이면서도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 이는 A급 이하의 상품을 활용하는 데서 빛을 발했다.


예를 들어 롯데마트가 전량 수매한 감자가 상품 선별 과정을 거쳐 당장 판매가 가능한 A급과 그 미만의 등급으로 나뉘면 센터는 아래 등급의 감자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작업을 시도한다. 상한 부분을 깎아내 깐 감자, 슬라이드 감자 등으로 손질 채소로 점포에 납품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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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의 경우에도 A급 상품의 경우 고객에게 대파로 판매가 되지만 상품 품질이 조금 떨어지는 경우 괜찮은 부분만을 선별해 파채, 파절임 등 2차 상품으로 점포에 납품된다. .

과일(사과·배)도 같은 과정을 거치며 C급 상품의 경우 단순 폐기가 아닌 과일 주스를 만드는 공장에 납품해 손해를 최소화한다.

이 과정을 통해 채소는 기존 상품 대비 15~20% 저렴하게, 과일은 10% 저렴한 가격에 고객들에게 선보인다. 롯데마트는 향후 대파, 감자, 사과, 배 외에도 다른 품목에도 해당 방법을 적용해 운영할 예정이다.

◇30% 할인된 새벽 딸기도 등장=GS슈퍼마켓도 수확 시간 조정과 유통 단계 축소 등 유통 과정에 변화를 통해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 4월부터 기온이 높아져 딸기에 짓무름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확시간을 새벽 4시로 앞당겼다. 유통 과정 최소화를 위해 산지에서 작업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저장 센터로 보낸다. 작업자의 손이 덜 가게 하기 위해 상자에 ‘완벽한 정렬’로 담는 것을 과감히 포기했다. 이를 통해 시중 딸기 대비 30% 할인된 가격에 ‘새벽 딸기’를 선보였으며 이 결과 4월 현재까지 딸기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2배 신장했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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