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항공산업 구조조정 원칙 지키되 경쟁력은 살려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총 1조7,300억원을 투입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에 물꼬가 트이고 정상화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상황이 양호하고 대주주가 인수합병(M&A)을 포함한 신뢰할 만한 자구안을 제출한 점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작업도 본격화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자구안으로 수익성이 낮은 노선 폐쇄와 함께 올해 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매각을 추진하게 된다. 금호그룹은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맺고 곧바로 주관사 선정을 포함한 공개매각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공정하고 투명한 구조조정 원칙을 지키되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2017년 파산절차를 밟은 한진해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당시 한진해운은 국내 1위, 세계 7위 해운사로 글로벌 시장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정부와 채권단이 무리한 구조조정의 잣대를 들이댄 결과 공중 분해되고 말았다. 한진해운과 함께 한국 해운업의 경쟁력도 추락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지만 한국 해운업의 경쟁력은 아직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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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사례는 잘못된 구조조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잘 보여준다. 당시 정부와 채권단이 해운산업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금융논리만 앞세운 탓에 한국 해운업의 경쟁력이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채권단의 대규모 자금지원은 한국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작업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채권단은 올해 내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무리하게 서두를 이유가 없다. 양대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제대로 경영할 인수자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공적인 매각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다시 힘차게 날아오르고 항공산업 경쟁력도 업그레이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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