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금융위 “지난 해까지 맺은 해운사 장기운송계약 매출로 인식”

해운사 8곳 최대 6조원 매출 감소 방지

포스코 등 화주3곳, 부채 7조원 증가 피해

지난해까지 해운회사가 화주와 체결한 장기운송계약(CVC)은 계약 종료 때까지 전액 매출로 회계처리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올해부터 체결한 CVC 계약은 계약별로 리스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지를 판단해 회계처리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신(新)리스기준서 시행 전후 해운사·화주간 장기운송계약(CVC) 회계처리 관련 감독지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새 리스 회계기준인 신리스기준서(IFRS16)로 해운회사의 대규모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온 데 따른 것이다.

이번 감독지침 마련으로 해운회사는 지난해까지 체결한 CVC 계약을 구(舊) 리스기준에 따라 운송계약으로 판단하면서 회계처리 상 오류가 없을 경우 해당 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전액 매출로 인식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H라인해운·팬오션·대한해운·SK해운 등 IFRS를 이용하는 8개 해운사는 올해만 최대 6,000억원, 계약 잔여기간까지 고려하면 최대 6조원의 매출 감소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포스코(POSCO)·현대제철·한국전력 등 3개 화주도 CVC 계약이 리스로 분류되지 않음에 따라 최대 7조원의 부채 증가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화주가 리스 이용자에 해당할 경우 부채가 늘고 재무건전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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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 계약은 선박을 이용해 화물을 특정 장소로 운송하기 위한 계약으로, 선박을 사용하게 해주는 계약과 운항비·인건비·연료비 등을 부담하는 용역계약으로 구분된다. 리스 이용자인 화주가 리스 제공자인 해운회사와 벌크선을 이용해 철광석을 유럽에서 국내로 10년 이상 장기간 옮기는 계약 등을 맺는 식으로 주로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에서 이용되는 계약이다.

그간 해운회사는 구 리스기준에 따라 CVC 계약에는 리스 요소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전체를 운송계약으로 회계처리해 매출로 인식해왔다. 하지만 새 리스기준이 도입되면서 일부 CVC 계약의 경우 금융리스로 해석할 소지가 있어 매출로 인식할 수 없다는 의견이 회계업계에서 제기됐다. 특히 CVC 계약 중 ‘선박을 사용하게 해주는 계약’ 부분을 놓고 금융리스로 해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위는 그러나 새 리스기준서의 경과 규정은 구 리스기준에 따라 계약에 리스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그 판단에 오류가 없다면 리스로 회계처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이에 반해 올해부터 체결한 CVC는 신 리스기준을 적용해 계약별로 리스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해 회계처리하도록 했다.

김선문 금융위 회계감독팀장은 “아시아나항공이나 대한항공처럼 비행기를 빌리는 항공사는 이번 감독지침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해운회사 같은 혜택은 없다”고 설명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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