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남조선당국이 미국과 함께 우리를 반대하는 군사적 도발 책동을 노골화하는 이상 그에 상응한 우리 군대의 대응도 불가피하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4·27선언 1주년을 불과 이틀 앞두고 남측을 향해 적대적 감정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모양새다.
25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의 대남 기구인 조평통은 이날 ‘남조선 당국의 배신적행위는 북남관계를 더욱 위태로운 국면으로 떠밀게 될 것이다’는 제목의 대변인 담화를 내놓았다.
조평통은 담화문에서 “남조선 당국은 민족의 지향과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기대를 외면한 채 과거의 체질화된 도발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북남관계를 판문점선언 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아가게 할수 있는 위험한 장난질에 계속 매달리고 있다”며 “지난 22일부터 2주일 동안 남조선 군부가 미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연합공중훈련이 바로 그 대표적 실례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대화상대인 우리의 면전에서 남조선 강점 미군과 함께 F-15K와 KF-16, F-16 전투폭격기를 비롯한 숱한 비행대 역량을 동원하여 우리를 겨냥한 도발적인 연합공중훈련을 벌려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평통이 거론한 이들 전투기는 북측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최첨단 전략 자산들이다.
조평통은 이를 두고 “역사적인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면서 “군사분야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조평통은 “남조선당국의 배신행위는 우리로 하여금 커다란 실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며 “군사적 도발 책동이 조선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고 북남관계를 파국으로 치닫던 과거로 돌아가게 할 수 있는 엄중한 정세를 조성하고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남측을 비난했다.
특히 조평통은 “앞에서는 평화와 대화를 운운하고 뒤에서는 여전히 동족을 반대하는 불장난질을 하고 있는 남조선 당국의 이중적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며 “남조선 당국이 미국과 함께 우리를 반대하는 군사적 도발 책동을 노골화하는 이상 그에 상응한 우리 군대의 대응도 불가피하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조평통의 담화문은 전일 한국에서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교체 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나와 눈길을 끈다. 국회 정보위는 전일 북한의 대미 협상 총책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통일전선부장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신임 통일전선부장은 장금철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이다.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 실패 책임을 물은 문책성 인사라는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한국의 대북 정책을 비난하는 목소리까지 높이고 있어 향후 북미 대화 및 남북 대화 재개 전망에도 우려감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