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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하반기 주목할 주요 지표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2019년 1·4분기 실적 시즌도 지나갔다. 이제 상반기 실적을 근거로 하반기 투자 전략에 대해 고민해볼 시기가 온 것이다. 한국 주식 시장은 지난해 말의 조정과 연초 강한 반등 이후 박스권에 갇혀 횡보하고 있다. 하반기 투자 전략을 고민하는 데 있어 현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몇 가지 매크로 지표가 있다.

첫째, 기업이익 조정 비율(어닝 리비전) 트렌드다. 기업실적(어닝)이 올라가는 회사와 내려가는 회사의 숫자를 단순 비교한 트렌드를 봐도 한국은 지난 18개월 연속 어닝이 하향되는 회사의 숫자가 상향되는 회사의 숫자보다 많다.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일본·아시아·유럽 시장 모두 지난 2018년 5월에서 8월 이후 어닝 리비전 트렌드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둘째, 각 시장의 실제 현금흐름 수익률(CFROI)과 주가로 산출한 CFROI의 차이다. 실제 CFROI보다 주가로 산출한 CFROI가 높으면 주식 시장이 실제 실적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올 3월 기준 미국·일본·유럽·아시아 시장은 모두 실제 CFROI보다 주가에서 역산한 CFROI가 높다. 즉 주가가 실적에 비해 높은 편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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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주식 시장에서 좋은 회사의 주식만 선호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 홀트(HOLT)에서는 주식의 가격과 회사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근거로 실제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평가하는 HOLT 할인율을 매주 계산한다. 2008년 금융위기 전에는 홀트의 분석 결과가 리스크 프리미엄에서 좋은 영업성과를 내는 회사나 그렇지 못한 회사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거시경제 상황이 불확실해지자 투자자들이 안전한 회사만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영업성과가 좋은 회사와 나쁜 회사 간 리스크 프리미엄도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현재 영업성과가 좋은 회사와 나쁜 회사 간 리스크 프리미엄의 차이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거래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좋은 회사에 대한 투자자의 쏠림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넷째, 부채 비율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94년 대비 2~3%대에 머물러 있는 반면 부채 성장률은 2%대에서 8%대로 급격히 증가했다. 부채의 성장률이 경제 성장률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시장이 조정을 받는다면 부채 비율이 높은 회사의 주가가 영향을 받을 확률이 높다.

마지막으로 주가 밸류에이션의 분산이다. 즉 같은 시장의 주식이 얼마나 비슷한 밸류에이션 레벨에서 거래되고 있느냐를 보는 것인데 현재 분산율은 1.5%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 와 있다. 다시 말해 각 회사의 주가가 주식 시장보다는 개별 실적에 따라 결정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 모든 지표를 종합해보면 주가가 과대평가돼 있지 않은, 영업실적이 우수한 회사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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